경기도박물관, 3월의 유물 '백제 돌절구'

(수원=뉴스1) 윤상연 기자 = 이달의 유물은 경기도박물관 소장 유물 중 일반인들에게 관심 있게 다가갈 만한 유물을 선정해 집중 조명해보는 코너다.

26일 첫 번째로 마련되는 이달의 유물의 주인공은 화성 소근산성에서 출토된 돌절구다.

이 돌절구는 경기도박물관 상반기 특별전 '차, 즐거움을 마시다'에 전시될 예정으로 고대 차(茶)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차는 7세기 중엽 신라 선덕여왕 때 중국에서 처음 들여왔다고 한다. 그리고 흥덕왕 3년(828)에는 당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오던 대렴(大廉)이 가져온 차씨를 지리산에 심었다는 기록이 있어 본격적인 재배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 성과는 이미 한성백제(기원전 18년 ~ 기원후 475년) 시기에 왕실과 귀족층을 중심으로 차 문화가 향유되었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해 주는 자료가 바로 이번에 소개되는 돌절구다.

돌절구가 발굴된 한성백제 시기의 산성인 소근산성은 2008년,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성 내부에서는 토기・석기・철기 등의 유물이 나왔고, 돌절구는 공이와 함께 구덩 유구 '수혈' 속에서 출토됐다. 높이 약 15㎝, 요즘 가정에서 쓰고 있는 양념 절구와 모양이 크게 다르지 않은 이 조그만 유물이 백제의 차 문화와 연결되고 있다.

돌절구는 낙랑, 신라 지역에서도 확인됐으나 백제 지역만큼 집중적으로 출토되지는 않는다. 한성백제 시기만 보더라도 왕성인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에서 무려 9점이 출토됐고, 근처의 우면동 백제 집터와 소근산성에서도 확인됐다.

또 백제 지역에서 는 고구려, 신라에 비해 훨씬 많은 중국제 도자기가 발견됐는데, 이 중에는 차와 관련된 유물도 있다. 바로 계수호와 찻잔이다.

계수호(천계호)는 닭머리 모양의 주구(부리)가 어깨에 달린 주전자이다. 찻잔으로 추정되는 청자잔・완(사발) 등도 다수 출토됐다.

도 박물관 관계자는 "소근산성에 머무르던 지휘관 역시 돌절구에 차를 빻아 한 잔의 여유를 즐기던 사람, 당시로선 귀한 차 문화를 즐기던 고매한 취향의 사람은 아니었을까 추정하고 있다"며 "경기도박물관을 찾아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라"고 당부했다.

syyoon111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