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직업계고 학생 61% "알바 부당대우·인권침해 경험"

광주여성재단, 직업계고 노동인권교육 개선방안 분석
학생 41% "교육 받았으나 부당 대우에 아무 것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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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전국 최초로 '노동인권 교과' 수업을 받는 광주지역 직업계고 학생들도 부당 대우나 인권침해 노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4일 광주여성가족재단이 발간한 '광주지역 직업계고 노동인권교육 효과 및 개선방안'에 따르면 지역 내 13개 직업계고 청소년 1005명 중 61.5%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당대우를 받거나 인권침해를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해당 설문은 올해 7월 15일부터 8월 6일까지 지역 내 13개 직업계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2~3학년생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부당대우나 인권침해를 경험한 남학생은 59.5%, 여학생은 63.5%로, 고학년이 될수록 여학생의 부당 경험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지역 직업계고는 전국 최초로 노동 인권 교육을 정규 과정으로 편성, 2022년부터 지역 내 13개교에서 '노동인권 교과'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직업계고 청소년들은 노동 관련 법률(71.0%), 노동의 의미와 가치(66.9%), 피해 구제방법(46.1%), 노동인권 감수성(39.9%), 산업재해 예방교육(39.1%) 순으로 관련 교육을 이수했다.

노동 인권 교육의 도움 정도는 종합 평균 80.2점으로 높았으나, 부당대우나 인권침해를 당했을 때 노동 인권 교육을 활용했는지를 묻는 질문엔 '배운 내용은 알지만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41.6%로 가장 높았다.

'배운 내용을 기억하고 부모님과 교사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답변은 28.6%, '배운 내용을 활용해 관계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답변은 20.0%, '배운 내용이 전혀 도움되지 않았다'는 답변은 8.6%였다.

학생들은 교육 내용이 도움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귀찮고 번거로워서'(57.2%)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귀찮고 번거로워서'가 57.2%, '신고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는 33.3%, '신고·항의해도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는 26.9%, '금방 해결돼서'는 26.9%의 답변이 뒤따랐다.

이밖에 '나보다 나이 많은 어른이라 말하기 무서워서' 12.9%, '고용주가 평소에 잘해줘서' 12.9%, '어디에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몰라서' 11.8%, '일자리를 잃게 될까봐' 11.8%. '보복이 두려워서' 5.4% 등의 응답도 나왔다.

광주여성가족재단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여학생 대상 권리침해 사례와 대응에 관한 교육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부당대우나 인권침해 발생 시 대처 방법에 대한 사례중심 교육과 매뉴얼 마련, 대응 방법에 대한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광주지역 직업계고 노동 인권 교육의 개선 과제로는 청소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식과 의식교육 확대, 청소년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교수학습 자료 개발, 교육 전문성 강화,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원연수 확대 등의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