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시장 의전' 논란에 "변명의 여지 없이 부끄러운 일"

"의전해야 할 대상은 시장이 아니라 시민"

강기정 광주시장 공공기관 현장 대화 자료사진.광주시 제공)2024.11.19/뉴스1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강기정 광주시장은 21일 공공기관 간담회에서 불거진 '시장 의전' 논란에 대해 "변명의 여지 없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강 시장은 이날 '광주시청 가족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의전 해야 할 대상은 시장이 아니라 시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시장은 "어제 퇴근길에 ‘광주시장님께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게 됐다"며 "처음엔 가짜 뉴스가 아닌가 싶었을 만큼 믿기 어려웠고, 솔직히 밤새 화가 나고 가슴이 답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 내내 '의전의 대상은 시장이 아니라 시민이어야 한다'고, 또 '익숙한 것과 결별해야 한다'며 틈나는 대로 말하고 노력해 왔는데 왜 우리 공직사회에서는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강 시장은 "'시장 의전'이라는 꼬리가 '직원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라는 몸통을 뒤흔든 일"이라며 "오랜 시간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시장을 참으로 부끄럽게 만든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제가 도달한 결론은 '변명할 힘으로 노력하자'이다. 이번 일에 책임이 있는 직원들뿐 아니라 저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라며 "저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없는지 제가 시장으로서 직원들에게 오해를 유발한 일은 없었는지 또 뜻이 온전히 전달되지 못한 일은 없었는지 살피겠다"고 했다.

또 "우리 직원들도 이런 사안이 없었는지 냉정히 반성하기를 바란다"며 "개인의 태도에서 조직 간의 관계까지 세심하게 살피고 개선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외부의 시선이나 평가가 아니다. 우리가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익숙한 것과 제대로 결별할 기회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여러분이 의전해야 할 대상은 시장이 아니라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강기정 시장은 올해 2월부터 산하 29개 공공기관을 돌며 '현장 방문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공공기관 혁신을 주제로 강 시장이 공공기관 직원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듣는 자리이지만 간담회 기간 일부 공공기관에 내부 연락망을 통해 '참고 사항'을 전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시 전략추진단이 보낸 참고사항에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로 광주FC, 무등산, 육아 관련 이야기를 꼽았다. 또 증원과 보수, 청사 이전 등 건의 사항은 행사가 끝난 뒤 별도로 취합해 보고한다며 행사장에서 '절대 언급해선 안 된다'고 했다. 강 시장이 답변하기 어려운 '사전 검토 안 된 내용'도 해서는 안 되는 질문으로 제한했다.

이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며 전략추진단은 "공식 문서나 지시사항이 아닌 공공기관 현장 간담회 개최 이후 실무자 간 강평한 내용을 기재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시민단체가 성명을 내는 등 비판이 이어졌다.

nofatejb@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