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군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 '80년 5월 광주'로 채워진다
내년 10월 완공…발굴된 탄두 그대로 설치·전시
시민군 체험 공간 마련…도청 회의실은 열린 도서관으로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복원 공사를 진행 중인 5·18 최후 항전지 '옛 전남도청'이 다채로운 콘텐츠로 채워진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20일 기자단을 상대로 소통회의를 개최하고 보다 구체화된 내부 전시콘텐츠를 공개했다.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월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진행된 5·18민주화운동 시민군의 마지막 항쟁지다. 27일 새벽 기동타격대가 계엄군과 끝까지 맞섰던 곳이다.
추진단의 공사 방향은 과거 사진을 토대로 건물 주요 구조와 마감재 등을 최대한 유사하게 맞추는 데에 초점을 뒀다.
내부는 사진과 영상 등 고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되 검증 자료가 없는 곳은 추모·체험 공간으로 둔다. 완공은 당초 계획인 2025년 9월에서 약 2.5개월 지연돼 10월 말 준공될 예정이다.
중심건물인 '도청 본관'의 경우 원형 복원에 초점을 맞춰 열흘간의 항쟁 서사를 전시한다. 옆 건물인 '도청 회의실'은 시민들의 독서 토론 공간이 돼 열린 도서관과 회의실이 설치된다.
'도 경찰국 본관'에는 입체영상 콘텐츠와 기록유산 테마 전시실이 설치되고, '상무관'은 상설 추모 공간으로 운영한다. '도경 민원실'과 '도청 별관'은 전시실과 문화예술 감상실, 교육·체험실로 개방될 전망이다.
복원추진단이 꼽은 다른 전시관·기념관과 차별화된 '킬러 콘텐츠(핵심 콘텐츠)'는 2020년대의 관람객이 1980년대 당시로 들어가볼 수 있는 '실감나는 체험'과 이를 바탕으로 한 '확장성'이다.
도청에 남아있는 탄흔과 탄두를 비롯한 당시 유물을 그대로 전시하는데, 발굴된 탄두를 그대로 설치하는 것은 국내 유일한 사례로 전시에 실감을 더한다.
전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 기자였던 노먼 소프 등이 기증해 새로 확보된 사진과 미공개 영상 자료가 최초로 공개된다.
도경찰국 본관 '주제 영상실'에는 프로젝터와 반투명스크린을 이용한 '홀로그램 입체영상'이 송출되는데 이곳에 들어온 관람객들의 공간감을 확장시킬 수 있다.
실감나는 음향과 영상물을 바탕으로 관람객은 당시 금남로와 도청 앞 분수대에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다.
80년 5월 26~27일 도청의 마지막을 지킨 사람들인 '5·18 기동타격대'가 되어볼 수 있다는 점도 특이점으로 꼽힌다.
관람객들은 도청 본관 2층 기획관리실장실에서 최후통첩을 듣고 마지막 항쟁을 준비하던 '기동타격대'의 의지를 체험해볼 수 있다.
기동타격대가 착용한 것과 같은 '방석모(헬멧)'와 '군복' 복제품을 착용해볼 수 있고, 선서문을 낭독한다. 도청 정문 입구에는 직접 탑승할 수 있는 시민군 지프차가 전시된다..
또 국내 전시물 중 '직접 증언'을 통해서 기록물을 노출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생존자들의 구술 자료를 많이 내포해 기록물에 사실성을 더한다.
한편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2025년 10월 말쯤 공사를 마무리한 뒤 3개월간 가오픈 기간을 두고 콘텐츠를 정비한다. 이후 2026년 1월 시민들에게 새로 구성된 옛 전남도청을 공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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