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불송치한 성비위 교사 해고…법원 "계약해지 사유"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학생에 성비위를 저지른 교원을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도 학교가 해고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유상호)는 기간제 교사였던 A 씨가 광주 B 고등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 확인 소송'을 각하하고 A 씨가 청구한 임금 소송을 기각했다고 5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해당 학교에서 근무하는 조건의 기간제교원으로 채용됐다.
A 씨는 한 재학생에게 "예쁘다, 착하다"며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성희롱을 저질렀다. 학교는 A 씨와의 계약을 중도해지했다.
다만 해당 사건을 맡았던 광주 남부경찰서는 신체 접촉이 경미해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했다.
A 씨는 자신의 행위가 성비위에 해당하지 않고 형사사건에서도 불송치 결정을 받았는 데도 학교 측이 계약 해지 사유로 삼아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기간이 만료됐다. 원고가 해고 무효확인을 받더라도 원래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할 수 없기에 확인 소송은 적절한 수단이 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채용계약서는 근로자가 성비위의 가해자인 경우만을 계약해지 사유로 정하는 것이 아닌 성비위에 연루된 경우에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며 "이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원으로서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과 언행에 주의할 것이 요구되는 취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언동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지 않는 정도이지만, 장소, 정도, 횟수, 원고와 학생 사이의 관계 등에 비춰볼 때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성비위에 해당한다. 해지사유는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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