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빗길에 휴대폰 유튜브 보며 운전…보행자 들이받고 도주한 50대

피해자는 2차 사고로 숨져…검찰, 도주치사 혐의 적용
항소심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광주지방법원의 모습./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빗길에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면서 운전을 하다가 보행자를 치고 달아난 50대 운전자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보행자는 사고 이후 도로 위에 쓰러져 있다가 2차 충격 사고를 당해 숨졌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김동욱)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A 씨(57)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2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5월 28일 오후 11시 38분쯤 전남 강진군 국도 2호선 도로에서 50대 보행자를 차로 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피해자를 들이 받고 그대로 도주했다.

도로 위에 넘어져 있던 피해자는 다른 차량에 재차 사고를 당해 숨졌다.

A 씨가 사고를 낸 이후 이 도로를 지나간 여러 차량은 속도를 줄이거나 피해갔으나, 2차 충격한 운전자는 시속 93㎞로 주행하다 사망사고를 냈다.

조사결과 A 씨는 휴대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운전을 하는 등 전방주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

수사기관은 A 씨가 사고 후 도주하는 바람에 피해자가 숨진 것으로 보고 도주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1심 재판부는 사고 인과 관계를 인정해 징역형을 선고하되 유족과의 합의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A 씨는 자동차전용도로와 유사한 사고 지점 도로에 보행자가 있을 것이라고 예견할 수 없었고, 비가 내리던 기상 상항, 피해자가 착용한 의상 등을 종합하면 교통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과실은 극히 가볍고 이 과실과 사고 발생 사이에는 법률상 관계가 없다며 법리오해, 양형부당 주장을 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고 현장은 자동차전용도로가 아니고 인근에는 마을과 논이 있었다. 비가 내리는 늦은 밤에 보행자가 이 현장을 통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 해도 보행자가 길가장자리로 통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느라 교통사고 발생 때까지 속력을 전혀 줄이지 않았고 비가 오고 있음에도 와이퍼조차 적절히 작동시키지 않았다"면서 "피고인이 전방주시를 다했다면 사고를 충분히 회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