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떨어진' 전남대…줄이랬더니 늘리고 해묵은 안건 '대처 안일'
통합 18년된 여수캠퍼스 활성화 방안 등 참신성 부족
교수평의회는 "글로컬 효과 없다"는 등 학내 의견도 중구난방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광주·전남 거점 국립대학교인 전남대학교가 광주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도 2차례 연속 떨어진 데는 대학측의 발상이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전남대에 따르면 이날 교육부가 발표한 2024 글로컬대학30 본지정 발표에서 전남대가 탈락하자 대학은 즉시 간부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남대 입장은 "예기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다. 차분하게 원인을 분석해 멀리 내다보겠다"는 것이다.
전남대는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을 위해 CNU글로컬 대학위원회를 설립하고 정성택 총장과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전해 들은 탈락 원인을 분석해 추진단 사업을 25개에서 11개로 감량하고, 광주시가 지난해 이어 올해도 1000억 원 가까운 지원금을 공언하면서 본지정 가능성을 매우 높게 기대했었다.
그러나 기대와 다른 탈락에 전남대와 광주시도 망연자실 분위기다.
이는 전남대의 혁신방향이 정부 방향과 맞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적극적인 대학·학과 통폐합을 글로컬대학의 요건으로 강조한다. 각 대학간 연합과 통합을 강조하면서 대학이 스스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
반면 전남대는 오히려 고흥과 나주에 특화산업 캠퍼스를 신설한다는 혁신 목표를 내놨다. 대학을 줄이라는 정부 방침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늘릴 계획을 내놔 이같은 결과를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2006년 여수수산대학과 통합한 전남대 여수캠퍼스나 2004년 개원한 화순캠퍼스의 활성화 방안도 새로울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자체 분석도 안일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글로컬대학30 재도전을 위한 용봉아고라'에서 민정준 전남대 연구부총장은 "글로컬을 대학과 지자체가 매칭해 신청하는 추세이니 광역대학인 전남대의 신청은 광주시와 전남도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남도 입장에서는 전남에 소재를 둔 목포대나 전남도립대 등을 지원할 것이 명백한 것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없는 분석이다.
글로컬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김재관 전남대 교수회장은 지난해 12월 학내 게시판에 '글로컬과 대학개혁의 혼선'이라는 글을 통해 정부 대학 혁신 방침을 비판했다.
김 회장은 "연구대학으로 발전 가능성이 낮은 대학에 1000억 원씩 지원해서 경북대나 전남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의문으로 남을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전국 국립 한국대로 통폐합을 위해 현 거점 국립대에 연 3500억원씩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며 글로컬 사업의 효과를 부정적으로 봤다.
이처럼 기초학문 보전의 사명이 있는 국립 거점대가 학과통폐합이 강요되는 글로컬 사업에 굳이 뛰어들어야 하냐는 주장도 있다.
정성택 전남대 총장은 아직까지 글로컬 탈락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 총장의 임기는 내년 1월 14일까지로, 내년 글로컬 재도전은 올해 9월 선출되는 신임 총장이 맡게 된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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