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기술원, 경쟁력 상실로 사상 최악의 경영위기
정부 과제수주 급락, 민간수탁도 감소…20억원 적자 불가피
"기관운영 위한 경상비 확보 과제수주 관행 결과"
- 조영석 기자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한국광기술원이 해마다 연구인력은 증가하고 있으나 신규과제 수주와 민간수탁 감소 등 경쟁력 상실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광기술원은 광관련 기술개발과 기업지원을 위해 2001년 설립된 전문생산연구소로 연구과제중심제도(PBS) 방식에 따라 예산을 조달한다.
정부에서 받는 경상비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정부 연구 과제를 수행하거나 개발한 기술을 기업에 이전한 후 받는 로열티 등이 기관 운영에 절대적이다.
하지만 한국광기술원은 지난 3년간 정부부처의 신규과제가 급속히 떨어지고, 연차사업마저 줄어들면서 사상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21일 한국광기술원의 최근 3년간(2021~2023년) 경영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부처의 신규과제 수행 금액은 394억 원(98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818억 원(148 건)에 비해 절반이하로 떨어진 수주액으로 2021년 653억 원(174 건)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실적이다.
더구나 광기술원의 주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는 연차사업이 2021년 271억 원(247 건)에서 2022년 325억 원(265 건), 2023년 344억 원(270 건)으로 매년 수주액이 증가하고 있으나 기타부처의 수주액은 감소, 부처 다각화보다는 지나치게 산업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부처 뿐만아니라 지난해 광기술원이 수주한 민간수탁 역시 29억 원(51 건)으로 2021년 34억 원(62 건)과 2022년 34억 원(48 건)에 비해 내리막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다.
이처럼 기관 경영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도 연구직 인력은 2021년 182명에서 2022년 192명, 2023년 224명으로 해마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광기술원은 올해 20여억 원의 적자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기관의 긴급상황 발생 시 사용하기 위해 모아 온 기관적립금을 사용, 적자를 보전할 계획이지만 내년도에도 경영수지 개선을 기대할 수 없어 적립금 고갈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에대해 한국광기술원 이사회 임원을 지낸 A씨는 "출범 초기와 달리 추진력을 잃고 경쟁력을 상실한 것은 기업이 필요한 산업기술 상업화 연구보다는 단순히 기관운영을 위한 인건비와 경상비 확보의 과제수주 관행에 젖어 온 결과"라며 "이사회와 주무부처인 산업부에서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광기술원의 경쟁력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anjo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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