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도매업 뛰어든 조선대…교수평의회 "선정 과정 불투명"

합작법인 설립 우선협상자로 백제약품-유진약품 선정
교평 "제안서 평가 기준 미공개…공정성·투명성 문제"

조선대학교 본관 전경.(조선대 제공)/뉴스1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조선대학교가 새 병원 건립 비용 마련 등 수익 창출을 위해 의약품도매법인 설립에 뛰어들었다.

조선대병원이 사용할 의약품을 중간유통과정 없이 도매하고 수익을 재투자한다는 목적인데, 선정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조선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학교법인조선대는 의약품도매 합작투자법인 우선협상 대상자로 백제약품-유진약품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조선대는 지난 6월 18일 의약품도매업 법인설립 파트너 모집 공고를 내고, 7개 의약품업체의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총 투자금액은 5억 원이고 투자 비율은 약사법에 의해 학교법인 조선대 49%, 파트너사가 51%로 구성된다.

의약품유통업체를 통해 약을 조달했던 기존 방식에서, 조선대 학교법인이 참여한 법인을 통해 의약품을 조달하고 그 지분 구조에 따라 배당된 수익을 학교에 재투자한다.

재투자 비중은 조선대병원 신축에 50%, 조선이공대·간호대·부설중고 30%, 조선대 20% 비율이다.

서울 업체인 백제약품과 광주 북구 소재 유진약품은 조선대병원과 각각 294억원과 246억원 상당의 의약품 구매 계약을 지난 4월 연장하는 등 기존에도 거래를 이어온 업체다.

4월 재계약 당시 이들 업체가 차지하는 거래 비중만도 전체의 87%를 차지했다.

이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유도 기존 거래 내역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조선대는 우선협상대상 평가 항목에서 대학병원 납품 실적에 가장 큰 배점인 10점을 배당했다.

참가 자격도 최근 3년간 연 매출액 1000억 원 이상이고, 연 100억 원 이상을 대학병원에 납품해 본 업체로 제한했다.

조선대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백제약품-유진약품 컨소시엄과 협상을 통해 의약품도매업 파트너사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조선대 교수평의회는 최근 내부게시판을 통해 "의약품도매법인 선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교수평의회는 "제안서 평가 기준과 과정을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는 등 매우 이례적인 선정 절차로 공정성과 투명성에 문제제기를 하게 한다"면서 "타 업체들을 제치고 우리 병원에 의약품을 독점납품하는 업체들이 선정됐다. 대학측은 선정 과정에 대한 평의회의 정보공개 요청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