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주암호 상류에 추가로 댐 건설…지역 반발 넘어설까?
환경부 기후대응댐 건설 발표…주민들 반발 거세
"수십년간 재산권 행사 제약…안개로 농작물 피해"
- 박영래 기자, 전원 기자
(화순=뉴스1) 박영래 전원 기자 = 환경부가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와 가뭄에 대비해 전남 화순 주암호 상류에 보조댐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수십년간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에 따른 각종 생활불편과 재산권 행사 제약, 상시 안개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댐 건설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환경부가 30일 발표한 화순 주암 보조댐(동복천댐) 신규 건설사업은 주암호 상류인 사평면 지역에 총사업비 2740억 원을 들여 신규 댐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댐 규모는 26m 높이에 제방길이는 292m이다. 총 저수량은 3000만톤이다. 인근 지역에 자리한 주암댐(본댐)의 총저수량은 4억5700만톤, 장흥댐 1억9100만톤, 동복댐 9900만톤, 광양 수어댐 3100만톤이다.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와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이른바 기후대응댐을 건설하기로하고 건설사업 후보지 14개소를 발표했다.
전남에서는 주암 보조댐(동복천댐) 1개소 신설과 순천 옥천댐·강진 병영천댐 등 2곳은 기존 저수지 증설 사업대상에 포함됐다.
전남도 역시 댐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남은 2022년 6월부터 2023년 5월까지 281일간의 극한 가뭄으로 주암댐 저수율이 20%까지 떨어져 광주·전남 지역의 생활용수와 광양·여수 국가산업단지 공업용수 공급 등에 위기를 겪었다.
이에 따라 도는 수자원 확보를 위해 5개 시군이 신청한 7개소가 신규 댐 건설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환경부에 건의했고, 이번에 순천 옥천댐과 강진 병영천댐 등이 대상에 포함됐다. 동복천댐은 지자체 건의사업이 아닌 환경부 주도 사업이다.
순천 옥천댐과 강진 병영천댐의 경우 기존의 저수지를 증설해 댐을 짓는 사업이라 해당 지역 주민들 역시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신규 댐을 건설하는 화순지역 반발은 거센 상황이다.
동복천댐은 광주시민들의 상수원인 동복댐 하류와 전남 서남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주암댐 상류 사이에 들어선다.
환경부는 보상을 노린 부동산 투기 예방을 위해 후보지를 사전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댐 예정지인 화순 사평면 주민들의 반발은 불가피해 보인다.
동복댐 하류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광주시가 관리하는 동복댐의 제방을 높이거나 수문을 새로 건설해 하류지역 침수피해를 막아달라고 요청해 왔으나 수년째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댐 건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주암댐 최상류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씨는 "수십년 동안 재산권 행사 등에 제약을 받았는데 주민들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또 다시 댐을 건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대책을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화순군은 환경부에서 댐 건설 관련 협의가 내려오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전달한다는 방침이지만 주민들의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순군 관계자는 "그동안 동복댐과 주암댐으로 인해 피해의식이 많았던 주민들이라 이번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에 더 큰 반발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가뭄과 신규 산업단지 개발 등을 위한 수자원 확보를 위해 도 차원에서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yr200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