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흉기난동에도 나타나지 않은 교장…교사 25명 "교체해야" 청원

전교조 광주지부·교사노조 "교사 보호 안해…교감도 비능동적"
교장은 "또 다른 학폭 학생 관리하다 상황 인지 못해 즉시 못 갔다"

광주시교육청 전경./뉴스1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중학생이 교사에게 흉기 난동을 벌인 사건과 관련, 해당 학교 교사들이 교장과 교감 교체를 요구했다.

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와 광주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후 광주 북구 한 중학교 교사들이 광주시교육청에 교장과 교감을 교체해달라는 청원을 제출했다.

청원에는 이 학교 정교사 27명 중 2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27일 학교에서 3학년 A 군(15)이 커터칼을 들고 교사를 죽여버리겠다고 난동을 피울 당시, 교사가 교장에 즉시 신고했으나 교장은 경찰에 신고하라고만 말하고 즉시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에서 학생들과 여교사들이 학생의 난동을 가까스로 제압했다"면서 "1층 교장실에서 2층까지 1분도 걸리지 않을 텐데 사건이 마무리된 뒤에야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흉기 난동을 지켜본 학생과 교사들에게 교장은 직무에 맞는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다. 피해 교사는 어떠한 보호조치도 받지 못했다"면서 "다음날 경찰이 학교에 출동했으나 이와 관련해 교사에 공유된 어떠한 이야기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교장은 늘 교사를 나무라고, 학생 생활지도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서 고성을 지르는 등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면서 "일과 중 외부 인사를 불러 종교활동을 하는데 어떤 교사도 이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학교 교장은 "당시 교장실에서 별도 사안의 학폭 가해 학생을 지도하고 있어 상황을 몰랐고, 즉시 현장에 가진 못했다. 그러나 A군이 제압된 직후 교사가 내게 연락을 취하자 상황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하라고 한 뒤 현장으로 향했다"고 해명했다.

또 "현장의 교사들도 상황이 종료돼서 경찰 신고를 안 했다고 했다. 피해 교사도 즉시 귀가하겠다고 해서 굳이 경찰을 다시 부르지 않았다"면서 "종교활동 건은 학생들의 정서를 위해 기도 모임을 했는데, 교사들이 반발하자 중단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교감도 비능동적인 태도로 교사들과 공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광주시교육청은 교권 담당 부서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추가적인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A군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쯤 수업 중 화장실에 간 뒤 교실에 돌아오지 않았다가 교사로부터 '미인정 조퇴 조치하겠다'는 말을 듣자 화를 내며 문구용 칼을 들고 교무실 앞에서 난동을 피웠다.

여교사 3명과 학생들이 달려들어 몸싸움 끝에 커터칼을 뺏고 제지했다. 교장은 A군을 교장실에 데려와 보호자에 인계했다.

학교 측은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신고는 하지 않았으나, 일부 학부모의 신고로 다음날인 28일 경찰이 학교에 출동해 사건 경위를 파악했다.

경찰은 피해 교사가 학생 처벌을 원치 않아 별도의 수사는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교육청은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A군을 지난 1일자로 특수학생으로 지정했다. 향후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리면 조치 결정에 따라 A군의 처분이 결정된다. 해당 중학교에는 특수학급이 없어 특수학교 전학도 고려 사항이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