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일주일 앞인데" 화순 1만원 임대주택 연기 통보 날벼락

군, 부영과 리모델링 협의 문제로…입주일 깜깜, 준비 부족 여실
살던 집 전세 끝나는 신혼부부 당첨자들 "어디 머물러야" 발동동

26일 전남 화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 진행된 ''2024년 만원 임대주택'' 입주 대상자 추첨식에서 한 당첨자가 환호하고 있다.(화순군 제공)2024.5.27/뉴스1

(화순=뉴스1) 최성국 기자 = 지방소멸 방지와 청년층 주거안정 정책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던 '전남 화순 만원 임대주택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추첨에서 당첨된 100가구가 입주를 앞둔 상황에서 화순군과 부영주택 간 협의 부족 문제로 입주가 기약 없이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다.

높은 경쟁을 뚫은 무주택 청년·신혼부부 당첨자 일부는 입주를 위해 기존 전세를 종료한 상태로 오갈 곳이 사려져 지자체 차원의 별도 지원대책이 절실하다.

2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화순 만원 임대주택 당첨자들은 전날 오전 11시 40분쯤 화순군으로부터 급작스러운 '계약 일정 변경 안내 통보' 문자를 받았다.

'7월 3일부터 7월 9일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만원임대주택 계약 체결 일정이 부득이하게 변경됐음을 알린다'는 내용이다.

또 '입주 일정도 9월 이후(미정)로 연기됨을 안내드린다. 만원임대주택 당첨자 분들의 변경 사항에 대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통보됐다. 9월에도 입주 여부가 불투명해 입주일은 미정인 상태다.

만원 임대주택은 화순군이 지역 아파트(부영주택)를 선임대해 이를 신혼부부와 청년들에 월 1만 원의 임대료만 받고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임대 대상은 화순읍에 소재한 66㎡형(20평) 임대아파트며, 가구당 4600만 원의 임대보증금은 전액 군에서 지원한다.

화순군은 지난해 100가구 추첨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사회초년생 중 청년 50가구, 신혼부부 50가구를 추첨했다. 올해 입주자 선정에는 지원자가 몰려 최대 12대 1이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화순군의 안내에 따라 7~8월 입주를 준비 중이던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급작스러운 일정 연기 통보에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신혼부부 당첨자인 30대 A 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는 3일에 이삿짐을 옮겨놓기 위해 이삿짐센터를 예약한 상태였는데 위약금을 내고 취소해야 할 것 같다. 실제 입주는 7월 15일 예정이었다"며 "현재 사는 전세집 주인 분도 7월 즉시입주 가능하게 집을 부동산에 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이 사전에 공지라도 해주면 대책이라도 세웠을 텐데 당장 다음주 이사를 앞두고 온 통보가 너무 당황스럽다"면서 "화순군에 문의하니 입주가 9월이 될지 10월이 될지 모른다고 했다. 이게 무슨 청년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또다른 신혼부부 입주예정자도 '군수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만원 아파트 입주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만원주택에 당첨돼 8월에 입주 예정이었다. 화순군이 반드시 8월 안에 입주를 해야 한다고 해서 원래 살던 집의 계약을 마무리했다"며 "신혼부부인데 갑자기 입주가 밀렸다는 통보를 받아 갈 곳을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화순군은 "부영주택과 아파트 내부 리모델링 관련 협의로 인해 부득이하게 계약 체결 일정이 변경됐다"며 "향후 일정은 7월 14일 전까지 입주예정자들에게 개별 문자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업이 청년 거주안정을 위해 시행된 정책인 만큼 조속한 협의를 통한 입주 현실화와 기존 전세 계약 종료로 거주 불안정에 놓인 당첨자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한시적 지원 등이 요구된다.

한편 화순군 만원 임대주택 사업은 대한민국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등 정책성을 인정 받아 전국적인 벤치마킹 열풍이 불고 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