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외벽 기울고 창문엔 틈새…세대당 평균 150건 하자
무안 오룡지구 800여 세대 아파트 입주예정자들 울분
무안군 9일 '아파트 품질점검단' 투입해 하자 재점검
- 최성국 기자, 박지현 기자
(무안=뉴스1) 최성국 박지현 기자 = "아파트가 아니라 4억짜리 신축 무덤입니다."
전남 무안 오룡지구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호소가 빗발치고 있다. 사전점검에서 수만건의 하자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7일 무안군과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해당 신축 아파트단지는 800여 세대가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입주를 한 달 남긴 지난 3일 해당 아파트는 건물 외벽과 내부 바닥, 벽면이 기울고 콘크리트 골조가 휘어지는 등 각종 하자가 발견됐다.
건물 창문은 바닥과 틈새가 벌어져 있고 화장실 타일 내부도 타일로 마감이 돼 있었다. 엘리베이터와 계단도 눈에 띄는 하자가 발견되는 등 세대마다 평균 150건의 하자가 발견됐다.
이같은 사실은 온라인에 발빠르게 공유되면서 '역대급 하자 아파트'라는 오명까지 붙었다.
입주예정자들은 무안군 홈페이지 120여개의 민원글을 남기며 '준공허가를 절대 해주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 입주예정자는 "분양 후 꼬박 2년을 기다려 드디어 입주를 앞두게 됐는데 사전점검을 다녀온 후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세대 내 하자는 물론이고 일반인인 제가 봐도 눈에 띄게 틀어진 건물, 똑바로 된 곳을 찾기가 힘든 아파트 현장이었다. 저는 안전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싶은 것뿐이다. 해결방법을 모색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는 "광주 건물 붕괴사고처럼 무너져내려 더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진 않을지 매 순간 걱정인 상황"이라며 "빠른 입주가 아닌 안전한 아파트에 마음 놓고 천천히 입주하고 싶다. 확실한 하자 보수, 안전점검 등 적극적인 대처를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일부 수분양자는 지난 2일 아파트 앞에서 준공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자 민원을 확인한 무안군은 9일 '전남도 아파트 품질점검단'을 투입해 하자 관련 전반적인 내용을 재파악할 방침이다.
품질점검단에는 분야별 전문가 12명이 참여하며 입주예정자도 참관한다.
무안군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는 2번의 하자점검이 진행됐다. 민간업체에서 진행한 하자점검에서 심각한 하자 상태가 발견된 만큼 전문가들로 구성된 아파트 품질점검단을 통해 마지막 하자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품질점검단의 점검 결과를 토대로 시공사 측에 하자 보수 등 관련 절차를 요구할 계획"이라며 "아직 준공 승인 허가 신청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입주민 안전을 위협할 정도의 중대하자가 발견될 경우엔 당연히 준공승인을 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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