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이틀째…정부 업무개시명령에도 전공의 사직 확대(종합)

전남대병원 268명·조선대병원 114명 사직서 제출
복지부 "복귀 불이행 시 고발"…광주시·전남도 대책본부 격상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사화된 21일 광주 동구 조선대 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 후 안과를 나서고 있다. 2024.2.21/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전원 최성국 기자 =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도 광주지역 대학병원 소속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이어졌다.

광주 각 대학병원은 전문의 투입, 수술 일정 조정, 경증 환자 전원 등으로 의료공백을 최소화했지만, 전공의 공백의 장기화 우려에 지자체는 비상진료대책본부의 확대 운영에 들어갔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전남대병원 본원·분원 소속 인턴 76명, 레지던트 192명 등 총 268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남대병원 전체 전공의 319명의 84.0% 수준이다.

업무개시명령에도 오히려 사직서 제출 전공의는 전날 대비 23명 늘었다. 복지부는 전남대병원 소속 전공의 165명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부했다.

조선대병원은 지금까지 전공의 142명 중 114명이 사직서를 냈고, 113명은 이날 출근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조선대병원 소속 전공의 114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광주기독병원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39명의 전공의 중 사직서를 낸 30명이 이틀 연속 결근했다.

복지부는 불이행확인서를 받고도 업무 복귀를 하지 않는 전공의에 대해선 고발조치할 예정이다.

전공의들의 공백은 교수와 펠로, 진료보조간호사 등이 메우고 있다.

병상 가동률을 한시적으로 낮추고 수술 일정을 조정, 경증환자들은 1~2차 병원을 안내하는 방향으로 의료 공백에 대응하고 있다. 소방당국도 복지부의 '중증 환자만 대형병원으로 이송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토대로 업무 대응하고 있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119신고로 광주에서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총 78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중증환자는 11명이었고, 6명은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5명은 조선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나머지 67명의 환자는 지역응급센터나 1~2차 의료기관으로 분산 이동됐다.

전남지역에서도 강진 등에서 4명의 중증환자가 발생해 전남대병원 응급실 1명, 조선대병원 3명으로 이송조치했다. 60대 중증환자는 토혈증세를 보여 이날 새벽 1시간30분에 걸친 이송 끝에 조선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전공의들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비상진료대책본부를 확대·운영하기로 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날 비상진료대책본부의 본부장을 행정부시장으로 격상했고, 행정부시장을 본부장으로 삼았다. 전남도도 이날 대책본부장을 행정부지사로 격상했다.

광주시는 응급의료기관에서 집단 휴진이 발생하면 의료법에 따라 진료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할 예정이다. 광주시 응급의료기관 21곳을 24시간 운영하고 필요하면 전남대병원과 보훈병원, 보건소에서 비상진료를 실시한다.

전남도는 22개 시군 보건소에 비상진료대책상황실을 설치한 뒤 비상진료체계를 가동 중이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