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4차선→1㎞ 잔디길' 순천 그린아일랜드 존치로 가닥

순천시, 국가하천 승격 '동천' 연계 방안 구상
"주민 지속 협의, 탄소중립 실현"…일부서 반발

순천 그린아일랜드(오른쪽 푸른 잔디길) 전경. 뉴스1 DB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핵심 콘텐츠인 '그린아일랜드'가 존치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순천시는 그린아일랜드 옆으로 흐르는 '동천'이 국가 하천으로 승격됨에 따라 이를 연계한 존치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10일 순천시에 따르면 그린아일랜드는 아스팔트 4차선 도로를 1㎞ 잔디길로 만든 정원박람회 주요 콘텐츠다.

강변로 일대 예산 28억원을 들여 길이 1030m, 폭 20m 왕복 4차선 도로 위에 70㎝ 높이의 흙을 쌓아 2만600㎡ 규모의 양잔디(사계절 잔디)를 심었다.

차가 달리던 아스팔트 위에 광활한 잔디광장을 조성해 자연과 사람이 먼저인 녹색도시로의 전환, 박람회장과 동천을 하나로 연결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로 인해 정원박람회 기간(2023년 4~10월)에만 운영토록 한 임시시설이었다가 존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박람회 행사 시간 관람객 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콘텐츠 만족도 조사에서 그린아일랜드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기 때문이다.

시는 도시계획상 일반도로로 돼 있는 그린아일랜드를 용도변경 하지 않고 잠정 연장한 상태다.

동천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되면서 13.3㎞ 구간(가곡동 서천 합류점∼대대동 남해안)에 대한 비용 전액이 국비로 지원돼 바로 옆 그린아일랜드를 존치, 연계하자는 판단에서다.

환경부가 기본계획 수립부터 제방 보강, 퇴적토 준설, 유지 보수·정비까지 하천을 직접 관리하게 된다.

시는 이에 발맞춰 그린아일랜드를 보존해 시민 중심 공간 녹색도시 '대자보(대중교통, 자전거, 보행) 도시'로 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부에서는 그린아일랜드를 도로로 원상복구하자는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도사동 오림마을과 오산마을 대표 등 주민들은 도로 역사성 보존과 통행불편 등 박람회가 성공적으로 끝난 만큼 강변로를 원상복구해 달라는 것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그린아일랜드는 동천과 연계해 존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차와 도로를 줄이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생태도시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며 "일부 반대 목소리도 있지만 존치하자는 여론이 높다"고 덧붙였다.

앞서 KBS광주방송총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8일 발표한 '순천시-그린아일랜드 존치 여부' 여론조사는 '유지해야 한다' 60%, '도로로 원상 복구해야 한다' 35%로 집계됐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