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헌신' 전남여고 박기순·김경희·박선영 동문 벽화 조성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전남여자고등학교가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박기순·김경희·박선영 동문을 벽화로 조성해 추모했다.
8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전남여고는 이날 '기억이음 벽' 열림식을 갖고 들불야학 창시자 박기순(1976년 졸업), 5·18민주유공자 김경희(1980년 당시 3학년), 군사독재에 맞서 투쟁한 박선영(1985년 졸업)의 벽화를 공개했다.
박기순 열사는 광천동에서 야학을 운영하다 연탄가스 누출로 1978년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사후 5·18민주화운동 당시 도청에서 산화한 시민군 대변인인 윤상원 열사와 영혼 결혼식을 올렸다.
김경희 열사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여고 3학년으로, 5월20일 학교에서 늦게까지 펜싱을 연습하고 귀가하다 시위대 차량에 올라타 시위에 참여했다.
노동청 앞에서 내린 김 열사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계엄군에 머리와 척추를 구타당하고 후유증으로 12년을 앓다 생을 마감했다.
전남 화순군 출신인 박선영 열사는 1985년 서울교대를 입학, 독재정권과 학교측의 폭압적인 학사운영에 맞서 투쟁하다 1987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남여고는 '기억이음 벽'을 민주화 열사들을 추모하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 동구청, 동구의회, 사단법인 윤상원기념사업회와 함께 조성했다.
전남여고 갤러리는 '예담1929'에서는 19일까지 '기억이음 벽' 조성을 축하하는 특별 전시와 영화 '양림동 소녀'가 상영된다.
'양림동 소녀'는 5·18시민군으로 참여했던 임영희 작가가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임영희 작가의 아들 오재형 감독의 영화다.
박익수 전남여고 교장은 "이번 기억이음 벽 조성은 교육기관과 지자체, 시민단체가 연대한 결과물이다"면서 "학생들 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함께 민주화의 가치를 느끼는 역사 배움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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