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화순로또 잡았죠"…'1만원 임대주택' 입주자 추첨 희비교차

서류심사 통과 청년·신혼부부 442명 참여…당첨자 50세대 선정
입장에만 2시간, 경찰 입회…"너무 기뻐요" "하반기 다시 기약"

전남 화순군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1만원 임대주택' 입주자 추첨행사를 18일 오전 9시 전남 화순군 화순읍에 자리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적벽실(지하 2층)에서 진행했다. 추첨행사 참기자들이 신원확인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있다. 입주자 선정위원회 서류심사를 통과한 409명이 이날 추첨에 참여했다.2023.6.18/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화순=뉴스1) 박영래 기자 = "이게 바로 로또 당첨이죠."

18일 오전 전남 화순군 화순읍에 자리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적벽실(지하 2층). 화순군이 진행한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1만원 임대주택' 입주자 추첨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평당 분양가 3000만원'의 초고가 아파트 청약열기에 버금가는 모습이다. 광주와 화순에 거주하는 시도민들이 대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이들 외에도 경기, 충북, 경남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이날 추첨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추첨행사는 당초 신청자 506명을 대상으로 입주자 선정위원회가 심의를 진행해 서류심사를 통과한 442명에게 추첨 기회를 제공했고, 이날 현장에는 409명이 추첨행사에 참여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경찰 입회하에 진행됐고 행사 전반을 전문업체에 위탁했다. 추첨 행사 전체 일정은 동영상으로 녹화됐다. 엄격한 신원 확인이 진행되면서 오전 8시 시작된 입장은 2시간여 동안 이어질 정도였다.

추첨은 총 442개 추첨볼 중 동·호수가 기재된 50개 당첨볼을 좌석 순서대로 참석자가 직접 추첨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추첨 순간 희비는 바로 엇갈렸다. 이날 추첨 경쟁률은 8.8대1. 9명 가운데 단 1명만이 당첨의 환희를 안으며 최장 6년 동안 살게 될 아파트를 확보할 수 있었다.

사회자의 "당첨됐습니다" 선언에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성을 내지르는가 하면, "아쉽게 미당첨입니다" 발언에는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추첨 시작 네번째만에 첫 당첨의 영예를 안은 주인공은 화순군 이서면에 거주하는 이성원씨(42). 직장 때문에 화순읍으로 이사를 준비하던 그는 환하게 웃으면서 "얼떨떨하지만 너무 좋다"고 웃음지었다.

30명이 추첨할 때까지 당첨자가 겨우 3명 나올 정도로 추첨현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들을 대신해 추첨에 참여했지만 당첨볼을 뽑지 못한 아버지 A씨는 "하반기에 다시 50가구를 공급한다고 하니 그때를 다시 노려봐야겠다"면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전남 화순군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1만원 임대주택' 입주자 추첨행사를 18일 오전 9시 전남 화순군 화순읍에 자리한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적벽실(지하 2층)에서 진행했다.2023.6.18/뉴스1 ⓒ News1

추첨 결과는 19일 공식 발표하며, 아파트 입주는 7월부터 시작된다. 이들이 살게 될 아파트는 화순읍 신기리에 자리한 부영6차 아파트다.

화순군의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은 사회 첫발을 내딛는 사회초년생 중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지자체가 나서 임대보증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주거안정과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구복규 군수가 지난해 취임 뒤 빠른 속도로 추진 중이다.

4년 동안 매년 100세대씩 지원하기로 하고 올해 1차분 50세대에 대한 신청자를 접수한 결과 506명이 신청하며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신청자가 폭주했다.

이날 추첨행사에 참석한 구복규 군수는 "사회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주거문제는 가장 힘든 난관"이라며 "어려움을 겪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1만원 임대주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입주 대상자로 확정되면 월세 1만원의 1년치인 12만원과 예치금 88만원을 입주일 전에 지정계좌에 입금하면 된다. 월세 1만원 외에 기본적인 아파트 관리비, 공과금 등은 개인 부담이다.

세대별 임대보증금 4600만원과 리모델링(새단장)과 비품 지원 등에 들어가는 200만원의 예산은 모두 화순군이 부담한다.

기본 거주기간은 2년이며 2년씩 두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장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화순군은 1차분 50세대에 이어 9월 추경을 통해 2차분 50세대를 추가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화순군의 1만원 임대주택 사업은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전국 지자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맹우 화순군 도시과장은 "지방소멸, 인구소멸이 지자체마다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1만원 임대주택이 여러 지자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