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장남 재헌씨 5·18묘지 참배…"아버지 회고록 바로잡겠다"(종합)
7번째 묘역 참배…"진정한 민주주의 대한민국 꽃 피우길"
오월어머니에 카네이션…'사랑합니다' 자필 메시지
- 김태성 기자,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김태성 이수민 기자 =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58)가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앞두고 9일 비공식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오월영령에 참배했다.
노재헌씨는 지난 2019년 8월과 12월, 2021년 4월과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인 그해 12월과 지난해 10월까지 총 여섯 차례 광주를 찾았다. 이번 참배는 일곱번째다.
재헌씨는 이날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5·18 민주 영령들의 희생에 사죄와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진정한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에 꽃 피우길 기원합니다'고 적었다.
묘역으로 입장한 재헌씨는 추모탑 앞에 자신의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명의의 근조 화환을 놓고 헌화·묵념했다.
이어 행방불명자 묘역을 찾아 미리 준비해온 국화꽃 40여 송이를 행불자 묘에 일일이 놓았다. 묘를 둘러보면서 일행에게 "가족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이 있냐"고 묻기도 했다.
김형미 현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오빠인 김형영 열사 묘와 이명자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남편인 정동년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묘역도 찾아 무릎을 꿇고, 눈을 감은 채 참배했다.
오후에는 광주 남구에 위치한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어버이 날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며 카네이션을 선물하기도 했다. 카네이션에는 재헌씨 자필로 '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노재헌씨는 이번 광주 방문에서 <뉴스1>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늦더라도 반드시 아버지의 회고록을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아버지의 회고록에서 오해가 있는 부분은 반드시, 당연히 바로잡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시다시피 아버지가 쓰신 회고록이고 돌아가셨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와 방법은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특히 "아버지께선 생전 5·18민주화운동이 없었더라면 6·29민주화선언도 없었을 것이라고 하셨다. 또 민주화운동에 대해서 남다르게 생각하셨는데 그것들이 회고록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오해를 꼭 풀고 싶다. 아버지께서 가진 생각과 해오신 행동과 너무 다르게 비춰지고 본의와 다르게 알려지고 이해된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2011년 출간한 회고록에는 5·18이 '광주 사태'로 명시됐으며 5·18 당시 광주시민들이 '경상도 군인들이 광주시민들 씨를 말리러 왔다'는 말에 현혹돼 계엄군에 맞섰다고 적혀 있다.
재헌씨는 지난 2021년 12월 오월어머니집을 찾았을 당시만 해도 유족 측이 자식 입장에서 왜곡된 부분을 수정해달라고 요구했을 때 "(회고록은)아버지 입장이기 때문에 수정은 어렵다. 다만 이에 대한 생각 등을 정리해 아버지 사망 1주기 쯤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버지 회고록에 대해 "바로잡겠다"고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대통령 전두환씨의 손자인 우원씨를 비롯해 전씨 일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노재헌씨는 과거 전두환의 둘째 아들과의 친분을 이야기하며 "그를 설득해 진실을 밝히는 데 노력해보겠다"고 약속했었다.
재헌씨는 "전두환씨 가족과는 아직 접촉하지 못했다. 조사위 등에서도 연락받지 않았다"며 "아시다시피 상황도 변화가 있다. 전우원씨 행보 등 여러 일이 있어서 제가 나설 수가 없었다. 그분이 한국에 오셔 가지고 어렵고 용기있는 행동해주셨다고 생각한다. 좋은 일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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