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화재 광주 방음터널, 45명 사상 '과천터널'과 동일 재질(종합)
광주시, 과천 참사 계기로 긴급 안전점검…지적사항 41건
소화기 연도 초과 등 적발돼…가연성 재질 미변경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지난 18일 4중 추돌사고로 차량 화재가 발생한 광주 무진대로 방음터널은 지난해 말 45명의 사상자가 나온 경기 과천 방음터널과 동일한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 재질로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과천 방음터널 화재 참사 이후 전체 10개 방음터널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 41건의 지적사항을 발견했지만 재질 교체 등은 진행하지 않았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18일 오후1시14분쯤 광주 광산구 무진대로 우산방음터널에서 4중 추돌사고와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12월29일 수많은 사상자를 낸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사고와 흡사하다.
당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는 트럭에서 화재가 발생, 곧바로 갓길에 정차했는데 불길이 바로 옆 방음벽(폴리메타크릴산 메틸 소재)에 옮겨 붙으면서 화재에 취약한 방음터널 전체로 확산됐다.
아크릴의 일종인 폴리메타크릴산 메틸은 가연성이 높아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
이 사고로 차량 4대 내부에서 5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부상을 입었다.
광주 방음터널에서 발생한 사고는 앞차와 방음벽을 추돌한 차량 엔진룸에 불이 붙어 방음터널 중단부까지 불길이 올랐다.
우산방음터널도 과천과 마찬가지로 폴리메타크릴산 메틸 재질로 만들어졌다. 광주시가 같은날 진행한 1차 긴급점검에서는 중~상단부에 이 화재로 인한 그을음이 발견됐다.
광주시는 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를 계기로 올해 1월 3~5일 지역 내 방음터널 10곳의 안전관리 실태를 긴급 점검했다.
해당 점검에서는 총 41건의 지적사항이 적발됐다.
적발사항은 소화기의 내구연한이 초과하는 등 소방 관련 분야에서 29건, 방음판 유지보수 미흡 등 터널 안전 분야가 12건이었다.
또 예방적 안전조치를 위한 소방시설 설치, 방음벽 구조체 보수보강, 배수구 관리, 터널 내 안전위해요소 제거 등이 권고됐다.
광주지역에는 총 10곳에 방음터널이 위치해 있으며 이 가운데 이번 화재가 발생한 우산 방음터널을 포함해 광암고가차도, 제2순환도로 진월·풍암 지점 등 4곳의 방음터널이 PMMA 재질로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가연성 재질 교체 등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방음터널에 대한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교체 공사 등을 진행하지 못한 광주시는 정부에 '방음터널 비가연성 소재 교체 공사'를 위한 특별교부세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유사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긴급 안전점검을 벌였지만 비가연성 소재로 교체하는 공사 비용이 적지 않다보니 특별교부세가 필요하다. 예산을 확보하는대로 가능한 부분부터 교체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며 "내구연안이 지난 소화기를 전수 교체하는 등 터널안전 관리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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