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활성화vs안전이 먼저" 고흥 소록도 개방 놓고 이견

군, 코로나 여파 4년째 출입금지…최근 완화 조치에 개방 요청
소록도병원 "감염 우려·내부 공사 등 안전 문제…예약제 검토"

고흥 소록도 전경. 뉴스1

(고흥=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고흥군과 국립소록도병원이 소록도 개방을 놓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고흥군은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에 따라 장기간 침체됐던 지역 경제를 위해 개방하자는 반면, 병원 측은 혹시 모를 감염 우려와 내부 공사 등 안전 문제를 이유로 개방을 꺼리고 있어서다.

26일 고흥군에 따르면 군은 최근 16개 읍면을 순회하며 '군민과의 토론회'를 통해 소록도를 개방하자는 도양읍 주민들의 안건을 접수받았다.

소록도는 한센인 환자의 애환이 깃든 섬으로 관련 박물관과 기념관을 비롯해 자연환경와 해안절경 등 역사문화 보고(寶庫)이자 지역 대표 관광지로 불린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 2019년에는 한해 관광객이 65만명이 찾을 정도로 소록도는 유명 관광지였다.

코로나 장기화 탓에 4년째 섬 지역 전체가 출입을 금지하게 되면서 관광객의 발길도 뚝 끊긴 것이다.

정부가 지난달 실내(일부) 마스크 해제 등 코로나 방역 지침을 완화하자, 고흥 도양읍(녹동항 등 소록도 인근) 지역민들 사이에서 소록도를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고흥 녹동항 등 인근 상인들은 코로나 장기화로 소록도를 전면 통제하면서 매출이 최대 40% 이상 줄었다는 주장이다.

고흥 지역 특성상 관광 수요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도양읍과 소록도 간 상생 방안에 대해 신속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하지만 국립소록도병원 측은 환자 감염 우려와 내부 공사 등 안전 문제로 소록도 개방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병원 측은 지난 2020년 2월3일부터 방문객 및 차량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소록도는 국유지 99%, 전라남도유지 1%로 보건복지부 소속기관인 국립소록도병원이 관할해 관리하고 있다.

병원 측은 안전 문제로 현 방침을 유지한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예약제 운영 등을 검토하고 있다.

엄재웅 국립소록도병원 기획운영과장은 "정부 방침이 의료기관은 마스크 착용 의무고, 환자들은 감염 취약자여서 개방은 아직까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며 "제한적으로 인원을 받아 탐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내부 공사로 인한 안전 문제도 있어 올해 개방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소록도 개방은 인근 상권 활성화를 넘어 고흥 전 지역 발전 차원에서도 필요성이 시급하든 이견이다.

고흥군 관계자는 "소록도 내 둘레길 등 환자들이 거주하지 않은 곳에 대한 부분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며 "고흥 지역 발전을 위해 도양읍(녹동항 등)과 소록도 간 상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