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없는 하루…"업무 단톡방 해방" "손님 예약 꽝, 공쳤다"
자영업·대리기사 등 매출 감소 등 피해 직격탄
일부 직장인 "카톡 스트레스 탈출, 평온한 일상"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가 최장기간 먹통되는 사태를 겪은 시민들 사이에서 '업무 차질 등 극심한 불편을 느꼈다'는 불만과 '오랜 만에 평온한 삶을 누렸다'는 경험담이 16일 동반되고 있다.
광주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이모씨(49)는 "모텔 예약 기능이 모바일 앱을 통해 모두 카카오와 연동이 돼 있다보니 손님들의 객실 안내에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면서 "객실 번호 확인이 안돼 환불해 줘야만 하는 상황이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대리기사로 활동하는 전인택씨(41)는 "카카오가 멈추면서 대리기사 내부 소통망에서는 전날 콜이 절반가량 떨어졌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특정 앱만 이용하는 기사들은 사실상 업무 중단 상태였다"며 "내비게이션도 먹통돼 부랴부랴 다른 앱을 설치했다. 회사 하나의 중단이 일상에 이렇게까지 불편을 줄 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김승연씨(23·여)도 "친구들과 톡으로만 소통을 하는데 약속을 잡는 것부터 택시 호출, 결제, 독서·게임 등 취미 생활까지 되는 게 없다는 점에서 황당했다"면서 "주로 사용하는 앱과 카톡 선물하기 기능으로 결제도 되지 않아 카페에서 진땀을 빼기도 했다. 앞으로는 지갑을 들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톡 일시 멈춤으로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다는 목소리들도 쏟아졌다.
서구에 학원을 운영하는 임모씨(54)는 "학생들이 수업 중 아예 휴대폰을 보지 않는 경우는 처음이었다"면서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쉬는 시간을 가지자'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런 말 자체를 하지 않고 수업이 끝나니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색달랐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이모씨(40)는 "업무 특성상 톡으로 계속 정보와 연락이 들어온다. 전날 밤에는 업무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지 않았다"며 "'카톡의 홍수' 속에서 보내던 주말과 달리 제대로 된 조용함과 한적함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도 "카톡 없는 삶은 생각보다 평화롭고 신경쓸 거리가 하나 줄어든 느낌", "살면서 처음으로 카톡이 안 울린듯 하다", "어색하긴 해도 해방감이 든다" 등의 글들이 게재돼 누리꾼들의 공감을 샀다.
한편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는 15일 오후 3시19분쯤 전기실에서 발생했으며, 3시22분쯤 서비스 전원이 차단됐다.
카카오의 경우 화재 발생 이후인 오후 3시30분부터 카카오톡, 다음, 카카오맵, 카카오 계정 등 서비스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현상이 발생했다. 이후 서비스 재개를 위한 복구 작업이 진행됐으며, 약 10시간 만에 일부 서비스가 정상화됐다. 현재 다음 뉴스 일부 서비스와 카카오톡 수발신 기능이 복구됐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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