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거북선축제 3년 만에 개최했는데…고증 부실 논란

정체불명 청록색 수군 복장·가장물 네온 조명에만 치중

코로나19 장기화로 3년 만에 열린 여수거북선축제에서 청록색 복장을 입은 조선수군이 진남관 가장물을 들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독자 제공)2022.10.12/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국내 대표 호국문화축제인 전남 여수거북선축제(옛 진남제)가 코로나19로 3년 만에 개최됐지만 고증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다.

12일 여수시 등에 따르면 여수거북선축제는 9월30일부터 10월2일까지 3일간 종포해양공원 일원에서 '희망의 미래를 향해, 다시 함성!'이라는 주제로 30여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됐다.

축제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지만 고증 부족 논란이 뒤늦게 일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수군의 복장과 거북선 장식 등을 두고 최소한의 고증에도 신경쓰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축제 하이라이트인 통제영길놀이는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과 판옥선, 이순신 장군 등을 재현하는 대규모 퍼레이드다.

이 과정에서 조선수군역을 맡은 학생들이 청록색 복색의 한복을 입고 등장해 '명나라 군대냐'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 진남제에서는 흰색 한복에 파란색이나 검은색을 입고 나왔다는 것.

국보 진남관을 형상화한 가장물에 붙은 검정색 국화문양 장식은 왜색 논란을 불렀고, 거북선 가장물을 장식한 네온 조명은 화려함만 치중해 실제 거북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수시의회 한 의원은 "여수거북선축제는 지역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호국 축제다"며 "겉모습과 관광에만 치중한다고 하더라도 당시 상황을 재현하려면 최소한의 고증은 필요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행사 퍼레이드에 동참한 일부 정치인들이 시민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다 행렬이 흐트러져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며 "교통대책 마련도 부실해 도심 곳곳에서 체증이 극심했다"고 덧붙였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번 축제에서 논란이 됐던 문제를 살펴보고 다음 축제에서는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