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어렵다”…대전시 은둔형 청·중장년 26% 외톨이 생활

대전시 은둔형 당사자·가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가족 갈등·대인관계 어려움도 은둔생활 주된 계기

대전시 은둔형 청·중장년 실태조사 결과 인포그래픽.(대전시 제공)/뉴스1

(대전=뉴스1) 김경훈 기자 = 대전시 거주 은둔형 청·중장년은 구직의 어려움과 가족과의 갈등, 대인관계 어려움 등으로 외톨이 생활을 하고 있고 전문 심리·정신 건강 지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시가 대전사회서비스원에 의뢰해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은둔형 당사자와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19일 밝혔다.

은둔형 청·중장년은 하루 중 대부분 시간을 자신의 방, 집에서 6개월 이상 보낸 18~64세로, 이번 조사는 설문 응답자 3980명 중 은둔형으로 의심되는 대전 거주 은둔형 청·중장년 513명에게 은둔 생활 계기, 주로 하는 활동, 구직 의사, 은둔생활 극복 의지, 정책 요구 등을 물어봤다.

또 설문조사와 함께 가족, 현장 전문가, 은둔 생활 극복 청·중장년을 대상으로 집단 면접조사도 이뤄졌다.

조사 결과, 은둔 생활의 주된 계기는 구직에 대한 어려움(26.6%), 가족과의 갈등(18.2%), 대인관계의 어려움(13.7%) 순으로 나타났고, 40대 이상과 1인 가구는 직업 문제보다 가족과의 어려움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은둔생활 중 주로 하는 활동은 PC·모바일 웹서핑이 38.1%로 가장 많았다. 밤낮이 바뀐 생활 패턴을 가진 비율은 57.2%로 절반이 넘었고, 하루 식사 횟수가 1회 이하인 경우도 38.7%나 됐다.

조사 대상자의 92.8%는 ‘외로움’을 호소하는 고위험군에 해당하며, 65%가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에 속했다. 특히 40대 이상과 1인 가구, 은둔 생활 고위험군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우울감은 9.8%가 치료적 개입이 필요했고, 43.9%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수준으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65.9%는 은둔 생활에 대한 극복 의지를 보였지만 75.4%가 은둔생활을 극복하기 위해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은둔 생활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전문심리⸱정신건강 지원이 47.7%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이어 경제적 지원(42.8%), 고용 지원(33.4%)을 꼽았다.

면접조사에선 가족들이 은둔 생활을 하는 자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고, 은둔 생활 당사자 외에도 가족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호소했다. 연구 결과에 대한 상세 보고서는 내년 1월 중 대전시사회서비스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민동희 대전시 복지국장은 “이번 조사는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에 따라 올해 처음 실시했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본 계획을 수립해 사회적 고립과 은둔을 해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khoon36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