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숙 대전작가회의 회장, 시집 '당신의 심장은 너무 멀어 새빨갛다' 출간

철학·물리학 접목한 깊은 사유와 울림의 시 55편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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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대전작가회의 회장인 이미숙 시인이 자신의 세 번째 시집 ‘당신의 심장은 너무 멀어 새빨갛다’(도서출판 신생)를 출간했다.

시인은 2016년 ‘피아니스트와 게와 나’, 2020년 ‘나비 포옹’에 이어 4년 만에 선보인 이번 시집에 △수련(睡蓮) △저녁의 발생 △파랑을 얻는 법 △오직 아득함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 △열쇠를 깎다 등 총 55편의 작품을 담았다.

이미숙의 시는 자아와 세계의 관계를 매우 철저히 인식하고자 하는 바탕 위에서 타자(他者)와 대상에 다가가고자 하는 끊임없는 애씀과 그 좌절을 시적으로 형상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타자와 대상에게서 느껴지는 거리감이나 이질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거기서 새롭게 대상을 포용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는 것으로, 탄력 있는 언어로 빚어낸 그의 시는 깊은 사유와 울림을 자아낸다.

철학과 물리학을 시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궁리했다는 시인은 ‘살아있는 동안에는 죽음을 경험할 수 없고 죽음 이후에는 알 수 없다’는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견해를 따라 생의 이면을 되짚는다.

또 ‘이분법의 역설, 아킬레우스와 거북의 역설, 나는 화살의 역설’로 불리는 제논의 이론으로 당신이 내게 올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규명하기도 한다.

“철학의 재미에 빠져 문학을 잃어버린 적도 있었지요. 철학은 이성이고 문학은 감성인데, 둘을 조화롭게 녹여내는 시를 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세계 명작과 고전을 좋아해 아직도 많이 읽고 있는데, 그것이 ‘사유가 깊다’는 평을 듣는 제 시의 중요한 원천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미숙 시인 /뉴스1

1965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대전 청란여고, 충남대 철학과를 졸업한 시인은 2007년 계간 ‘문학마당’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대전작가회의·충남시인협회·유라시아문화연대 회원, 대전윈드오케스트라 단원, ‘젊은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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