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에 도깨비불 불씨 2㎞ 날아간다…산불 확산 속도 26배↑

산림과학원, 건조한 날씨·강풍 대형산불 주의 당부

대형산불 현장 비화(도깨비불) 현상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제공)/뉴스1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봄바람을 타고 나는 도깨비불 불씨는 최대 2㎞까지 날아가는 등 산불 확산 속도를 26배까지 빠르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배재수)에 따르면 날아가는 불똥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 현상을 모의하기 위해 펠릿에 불을 붙이고 초속 0∼10m 바람으로 불똥을 만들어 날려본 결과 최대 621도로 17m 날아가 작은 불씨로도 쉽게 불이 붙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조건은 펠릿 지름 6㎜, 봄철 평균 수분함량(10∼12%)이다.

실제 2022년 울진‧삼척, 2023년 강릉 경포대 산불 당시에도 순간 최대풍속 초속 29m 바람에 의해 불똥이 산과 하천을 뛰어넘어 약 2㎞까지 날아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로 인해 274세대 551명의 이재민과 주택 204동이 소실되는 등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바람이 산불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실험한 결과, 산불 확산 속도가 26배까지 빨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무풍·무경사 조건에서 시작된 불은 분당 약 0.19m의 느린 속도로 이동한 반면, 풍속 초속 6m와 경사 20도의 조건에서는 분당 최대 4.94m까지 확산되었다.

2023년 홍성, 금산, 함평, 영주산불 등 피해가 컸던 대형산불은 대부분 봄철인 4월에 집중됐다, 이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불똥이 날아가 산불이 빨리 확산됐기 때문이다.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박사는 “건조한 날이 지속되고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사소한 불씨로도 대형산불이 발생할 수 있어 산림인접지역에서 논‧밭두렁이나 쓰레기를 태우는 것은 정말 위험한 행위”라면서 “한 순간의 실수로 인명피해는 물론, 오랜 시간 가꾸어 온 산림이 잿더미로 변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