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만 산불 12곳 발생…기온 상승·나들이객 급증에

10년 간 산불 56% 봄철에…'선거 짝수해 대형산불' 징크스도
봄비 예방 효과 단 하루 뿐…5㎜ 강수 낙엽수분 23시간 지속

산불 지연제 공중 진화장비 활용 모습.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제공)/뉴스1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산림청에 가장 잔인한 달인 4월이 돌아왔다. 올들어 잦은 강우로 산불이 한동안 주춤했으나 기온 상승과 더불어 나들이 객이 급증한 7일 전국 12곳에서 발생했다.

7일 오후 4시 현재 산불이 발생한 곳은 강원 철원, 삼척, 동해, 횡성, 양양, 경기 화성, 남양주, 가평, 충북 제천, 괴산, 대구 동구, 인천 서구 등이다.

특히 '선거 있는 짝수해 대형산불' 징크스까지 있는 만큼 4월을 맞는 산림청의 자세는 비장하기 그지없다.

바로 1년 전 일만 돌이켜봐도 산림청에게는 끔찍한 4월였다.

지난해 4월 2일 35건의 동시다발 산불이 발생해 역대 3번째로 많은 산불이 발생했다. 다음날인 3일에는 역대 최초로 100ha 이상의 대형 산불 5건이 발생했다.

11일에는 강릉 산불로 인해 274세대 551명의 이재민과 주택 204동이 소실되는 등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충남 홍성, 당진, 금산·대전 서구, 보령, 부여, 충북 옥천, 전남 함평과 순천, 경북 영주와 강원 강릉 등 11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대형 산불은 산림 피해면적이 100ha 이상으로 확산된 산불 또는 24시간 이상 지속된 산불을 말한다.

실제 1996년부터 2000년, 2002년, 2004년, 2006년, 2018년, 2020년 등 선거가 있던 짝수해에 전국 각지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

15대 총선이 있었던 1996년 4월 23일 강원 고성군 죽왕면에서 발화한 산불은 3762㏊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당시 14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4월 초 고성군 토성면 학야리에서 발화한 산불은 삼척시, 강릉시, 동해시를 거쳐 도 경계를 넘어 경상북도 울진군까지 번져 8일간 지속됐다.

봄철 비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최근 3년간 발생한 대형산불 21건 중 11건(52%)이 4월 식목일 전후에 발생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봄철 강우에 의한 산불 예방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봄비 5mm 강수는 23시간(약 1일), 10mm의 강수량은 46시간 (약 2일)의 산불 예방 효과가 있다.

실제 3, 4월의 평균 낙엽 수분함량은 기존 10.7%에서 한번 비가 내리면 140%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비가 오고 난 뒤 산불이 나기 쉬운 조건인 ‘낙엽 수분함량 18% 미만’으로 다시 돌아가는 데는 단 하루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특히 4월은 기온이 높고 바람이 강해 비가 오더라도 낙엽 수분함량이 금방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엽 수분함량 18% 이하일 경우 일 평균 2∼7건 산불이 발생한다.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3~5월 봄철에 전체 산불의 56%가 발생하고 있다. 가을에는

8%, 겨울에는 27%가 발생한다. 봄철에 산불이 집중적으로 난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지난해 기록적인 산불발생과 산불 대응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산불 예방과 대응 역량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며 “동시다발 산불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이 시기가 산불예방이 가장 중요한 때이므로 국민 모두 산불예방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