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구금·가혹행위 있어"…반파쇼찬가 작성 혐의 60대 재심서 무죄

대구법원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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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오덕식)는 3일 반파쇼찬가를 작성·보관해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이롭게 했다는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기소된 망인 A 씨(66)의 배우자 B 씨(65·여)가 청구한 재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정부의 탄압으로 실패했다고 생각한 A 씨는 1981년 5월 친구 자취방에서 대학노트에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반파쇼찬가'를 작성·보관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이롭게 하는 행위를 예비한 혐의로 기소됐다.

1982년 원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의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0월 및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고, A 씨가 상고하지 않아 형량이 확정됐다.

당시 A 씨는 "대학 노트에 기재한 것은 사실이나 반국가단체인 북한공산 집단의 반정부 활동을 고무·찬양하거나 이롭게 할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며 "또한 영장 없이 불법구금된 채 일방적으로 작성된 피의자 심문서 및 진술서에 날인을 강제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심 재판부는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 귀가하지 못하고 불법구금 상태에서 수사관들이 범죄사실을 시인하도록 구타했고 잠을 재우지 않는 고문 등의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공소사실 뒷받침할 반파쇼찬가 작성 목적이나 사용 계획 등을 파악할 수 없는 상태이기에 피고인은 무죄"라고 판시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