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에 게임했네?" 해고 통보…직원 컴퓨터 몰래 뒤진 이사의 최후

대구법원 ⓒ News1 DB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지법 제4-1민사부(부장판사 박만호)는 27일 "사생활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직원 A 씨가 회사 이사인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심 판결을 파기한다"며 "피고는 원고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22년 3월 21일 B 씨가 운영하는 C사에 입사했다. 같은 해 6월 30일 B 씨는 A 씨에게 사직을 권고했으나 다음날인 7월 1일 A 씨가 회사 건물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던 중 계단에서 추락해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어 산재요양을 신청하게 됐다.

B 씨는 A씨의 산재요양 기간 중 A 씨가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던 컴퓨터를 켜 인터넷 검색기록과 웹사이트 방문기록, 애플리케이션 로그인 등을 무단으로 탐지했다.

B 씨는 9월 2일 산재요양을 끝내고 회사에 출근한 A 씨에게 '근무시간 중 취업사이트 검색 및 게임을 했다'는 사유로 해고를 통보했다.

A 씨는 "B 씨는 해고할 구실을 찾기 위해 산재요양기간 중에 원고가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저장정보를 무단으로 탐지해 인격권과 행복추구권, 사생활을 침해당했다"며 "750만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해 휴업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피고는 이를 어겼다"면서 "하지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판단하기엔 부족하다"며 판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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