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구 전투'서 18세로 산화 강한찬 일병, 70여년 만에 여동생 품으로
고 강한찬 일병, 6·25 개전 사흘만에
- 남승렬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6·25전쟁 때 조국을 구하다 전사한 국군 일병이 70여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11일 2008년 5월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이 6·25전쟁 당시 '춘천지구 전투'(1950년 6월 25~28일)에서 전사한 고(故) 강한찬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고 강 일병을 포함해 총 235명으로 늘었다.
앞서 국유단은 전사연구를 토대로 2008년 5월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일대에서 발굴에 나선 결과 개인호로 추정되는 곳에서 곧게 누운 자세로 있는 두개골과 정강이뼈 등을 발굴했다.
이후 국유단 기동탐문관은 고인의 병적자료에서 본적지가 경북 칠곡군으로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국유단 기동탐문관은 병적자료와 해당 지역의 제적등본 기록과 비교하는 절차를 거쳐 고인의 여동생 강길순 씨(84)가 생존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국유단은 지난 5월 강 씨 측을 방문, 유전자 분석을 통해 유해발굴 16년 만에 강 씨와 고인이 가족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고 강 일병은 국군 제6사단 소속으로, 6·25전쟁 최초의 승리를 거둔 춘천지구 전투에서 치열하게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하다 산화했다.
그는 1932년 1월 칠곡군에서 2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유가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고인은 가정형편이 여의찮아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유지했다.
입대 당시 병적이 확인되지 않아 입대 일자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정전 이후 1957년 2월 발급된 전사확인서를 통해 춘천지구 전투에 참전한 사실이 확인됐다.
춘천지구 전투는 6·25전쟁 개전일인 1950년 6월 25일부터 28일까지 춘천 옥산포, 소양강, 봉의산 일대에서 북한군의 남하를 지연시킨 구국의 전투로 평가받는다.
당시 고인은 전쟁 발발 사흘 만인 1950년 6월 27일 북한군의 남하를 치열하게 저지하다 18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국방부는 "고인의 희생은 국군이 한강방어선을 구축하고 유엔군이 참전할 시간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고인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을 접한 조카 강영호 씨(69)는 "아버지와 고모께서 평생 삼촌을 찾기 위해 노력하셨다. 이렇게 유해라도 찾게 돼서 다행이다"며 "병환으로 누워계신 고모께서 눈물만 흘리시는데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앞으로도 더 많은 6·25 전사자의 신원 확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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