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 웰다잉 준비하는 노인들

대구노인종합복지관서 지난해 800명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지난해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은 성인 800명에 대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받았다. (뉴스1 자료) ⓒ News1 DB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김모 씨(70대·여)는 지난해 대구 수성구 대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진행된 '웰다잉(well-dying)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 '죽음은 어두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김씨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지나온 세월을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긍정적인 후기를 남겼다.

그는 '죽음 준비 교육이 왜 필요한가'라는 수업과 함께 버킷리스트에 "자녀와 손주랑 함께 가족여행을 가서 추억을 쌓고 싶다", "10대 때 만났던 친구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만나보고 싶다" 등을 써 내려갔다.

이어 "그동안 죽음을 생각하면 어둡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 자신을 다독일 수 있었다"면서 "10회차 수업이 전부 교실에서만 진행된 부분이 아쉽기는 했다. 다 함께 장지를 다녀오는 등 심화 과정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노령인구 증가에 따라 자치단체별로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웰다잉이란 죽음을 '두렵고 불행한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순간'을 생각하는 개념을 말한다.

지난해 대구 서구는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앞서 달서구는 2021년 '웰다잉 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대구노인종합복지관은 2019년 대구시의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웰다잉 문화조성에 관한 조례안' 제정 이후 '웰다잉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수강생들로부터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를 받고 있다.

이 의향서는 19세 이상 성인이 건강할 때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사전에 밝혀두는 것으로 추후 환자의 가족과 합의를 통해 이행될 수 있다.

대구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는 "웰다잉 프로그램 정원이 20명 정도인데 매번 수강생이 넘쳐 어르신들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경우 지난해 기준 성인 800명이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