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점수' 전국 수석 이동건씨 "외롭고 아픈 사람들 치료하는 의사가 꿈"
선택과목 화학Ⅱ·생명과학Ⅱ 선택해 449점
"후회할 일 만들지 말자는 생각에 재수 결심"
- 남승렬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정신적 고통이 신체적인 고통과 동반될 때 아픔이 배가 된다는 것을 재수를 하면서 느꼈습니다. 그런 고통을 가진 분들이 우리 사회에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런 분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표준점수 전국 수석'을 차지한 경신고 졸업생 이동건씨(19)는 8일 "우리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는 수능 개인별 성적표가 교부된 이날 뉴스1과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 소외된 외롭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가능하다면 서울대 의예과를 가고 싶다"고 했다.
경신고를 졸업한 이씨는 국어·수학·탐구(2개 과목)의 합산 표준점수 449점(만점 500점)을 받아 전국 표준점수 수석을 차지했다.
그는 탐구 선택과목 가운데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화학Ⅱ와 세번째로 높은 생명과학Ⅱ을 택해 시험을 치렀고, 생명과학Ⅱ에서 단 한 문제만 틀리고 나머지는 모두 맞췄다.
한 문제를 틀렸지만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화학Ⅱ를 다 맞으면서 합산 표준점수 기준으로는 전 영역 만점자로 알려진 경기 용인한국외국어대부설고 출신 유리아씨(19)의 점수(435점)보다 14점 높아진 것이다.
그는 지난해 입시에서 서울의 한 사립대 의과대학에 합격했지만, 서울대 의대 지원은 실패했다.
그는 "당시 사립대 입학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나중에 후회할 일은 만들지 말자는 생각에 재수를 결심했다"고 한다.
정부가 밝힌 이른바 '킬러 문항' 배제 방침 후 첫 수능을 치른 이씨는 "절대적인 난이도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모의고사보다 쉽지는 않았다"며 "특별히 킬러 문항이라고 생각한 문제는 없었고 국어의 문학 난이도가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규칙적이고 끈기 있는 생활을 1년 동안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고통과 아픔을 가진 이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기 위해 견뎌냈다"며 "이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고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보려 한다"고 말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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