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경주시 '늑장' 재난문자 발송…경주 1시간 가까이 늦어(종합)

"시민 안전 무시, 지자체 재난시스템 손봐야"
진앙지 10.1㎞ 떨어진 월성원전 이상 없어

경북도 등이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4.0 지진과 관련해 대처 요령 등을 알리는 재난안전문자를 늦게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독자 제공)/뉴스1

(안동·경주=뉴스1) 남승렬 최창호 기자 = 경북도와 경주시 등이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4.0 지진과 관련해 주민들에게 대처 요령 등을 알리는 재난안전문자를 뒤늦게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는 이날 오전 5시29분 '지진으로 인한 건물 붕괴, 대형 화재 등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경북지역에 보냈다.

오전 4시55분 지진이 발생한지 30여분이 지나, 기상청이 지진 발생과 동시에 보낸 재난안전문자와 큰 시간차를 보인다.

지진의 진앙지인 경주시는 경북도보다 더 늦은 오전 5시43분에야 재난문자를 통해 '흔들릴 때는 탁자 밑으로 대피, 건물 밖으로 나갈 때는 계단 이용, 야외 넓은 곳으로 대피하세요'라며 대피요령을 알렸다.

강한 흔들림을 느껴 잠에서 깼다는 경주 시민 A씨(50대)는 "기상청보다 지진 진앙지인 경주시에서 약 1시간이나 늦게 안전문자를 보낸 것은 시민 안전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지자체가 재난안전시스템을 손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주시는 2016년 9월 규모 5.8 지진 이후 시민들의 안전 등을 최우선에 두고 재난시스템을 재정비했지만 이번 지진 발생과 관련한 재난문자를 늦게 발송해 시민들의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동시에 사는 40대 주민 A씨는 "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한참 후 문자를 보내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행정당국의 발빠른 대처가 아쉽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4시55분쯤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발생 위치는 북위 35.79도, 동경 129.42도이며 발생 깊이는 12㎞로 추정된다.

당초 지진 규모는 4.3으로 발표됐으나 약 5분 만에 4.0으로 하향 조정됐다.

경북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경북지역에서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는 총 54건 집계됐으며, 현재까지 구체적인 피해 신고는 없다.

진앙지와 약 10.1㎞ 떨어진 월성원전도 가동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수원은 "전국의 가동 원전은 지진으로 인한 영향 없이 모두 안전운전 중이다"고 설명했다.

인근 대구에서도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오전 7시 기준 소방당국이 파악한 대구지역 유감신고는 13건이며 현재까지는 피해 사례가 없다.

30일 오전 4시 55분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km 지점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2023.11.30/뉴스1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