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산단 악취 잡는다고 2년간 300억 투입했는데…민원은 143.9% 증가

지난 7월 대구 서구 비산동 대구염색산업단지 폐수처리장에서에서 황산가스로 추정되는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DB
지난 7월 대구 서구 비산동 대구염색산업단지 폐수처리장에서에서 황산가스로 추정되는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DB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시가 서구 염색산업단지와 서대구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잡기 위해 2년간 3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악취 관련 민원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대구시와 서구에 따르면 염색산업단지의 악취 민원 해소를 위해 지난해 169억원과 올해 135억원 등 2년 동안 304억원을 들여 72개 소규모 사업장에 악취 방지시설 교체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염색산업단지 115개 업체, 서대구산업단지 161개 업체, 산단 주변 90개 업체 등 모두 366개 업체에서 내뿜는 악취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평리동·중리동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염색·서대구산단 일대의 악취 관련 민원은 306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26건)보다 143.9% 늘었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대표적 악취물질의 대기 중 농도가 2019년 대비 50% 이상 개선됐고, 법정 단속 기준치 이하로 측정됐지만 공장 굴뚝이 한데 모여있어 악취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산단 뿐만 아니라 서구에는 쓰레기매립장과 상리동 음식물쓰레기처리장 등 기초환경시설도 위치해 있어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부는 날이면 악취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시설이 노후된 염색산업단지를 이전하기 위해 대구시가 타당성 연구용역을 맡겨 내년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지만, 이전하기까지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주민들의 고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김종일 대구 서구의회 부의장은 "신혼살림을 차린 젊은층이 평리동 일대 신규 아파트에 입주를 많이 했다"며 "이들이 서구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대구시와 서구가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이에대해 대구시 측은 "기초환경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는 실정이고 염색산단 등지에서 나오는 악취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