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 재개발·재건축 분양 6200가구 대기…"분양 연기 불가피"

대구의 부동산 시장이 거래절벽을 넘어 거래실종 상태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6200가구가 더 공급될 예정이다. 사진은 대구 도심 아파트 전경(뉴스1 DB)
대구의 부동산 시장이 거래절벽을 넘어 거래실종 상태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6200가구가 더 공급될 예정이다. 사진은 대구 도심 아파트 전경(뉴스1 DB)

(대구=뉴스1) 김종엽 기자 = '거래실종' 상태에 놓인 대구의 올해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분양계획 물량이 6200가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규제 완화 방침에도 불구, 대구의 부동산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미분양 양산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17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R114'와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의 올해 분양 예정인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는 6개 단지 6200여가구로 지난해(1개 단지 1223가구)보다 5배나 더 많다.

분양을 앞둔 곳은 중구 힐스테이트대봉 732가구(일반분양 408가구), 동구 동대구역 하늘채 1418가구(841가구), 남구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 1758가구(1112가구), 수성4가 화성파크드림 158가구(47가구), 달서구 달자01지구 575가구(405가구), 달서 상인 센트럴자이 1610가구(417가구)다.

이들 물량이 실제 분양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고금리와 집값 하락 지속으로 부동산시장이 거래 빙하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청약시장마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1만3445가구로 전국 미분양(6만8107가구) 물량의 20% 가량을 차지한다.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1만가구가 넘는 것은 물론 수도권 전체 미분양 주택(1만1035가구)보다 2410가구나 많다.

청약시장 역시 혹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이 분양됐지만 1·2순위 청약을 접수한 결과, 478가구 모집에 28명만 신청해 청약 경쟁률이 0.06대 1에 그쳤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건설업체들은 분양 시기를 늦추는 등 조합원 달래기에 나선 상태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채 분양 강행을 요구하는 조합원이 많아서다.

재개발·재건축 업무를 대행하는 도시정비업체 관계자는 "현재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의 대부분이 업무가 중단된 상태다. 규제가 완화됐다고 하지만 매수심리 위축에 따른 미분양 적체와 고금리 등 부동산시장 불안 요소가 해소되지 않아 분양 일정을 연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kim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