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감 재선거 보수 후보 단일화 '삐거덕'…"이번 주 분수령"

"늦어도 20~21일까지 여론 조사 진행돼야"
"매몰 비용 구제 없이 단일화 성사 어려워"

부산시교육청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시교육청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중도·보수 진영의 정승윤·최윤홍 후보가 ARS(자동 응답 시스템) 가상번호 방식 여론조사로 단일 후보를 결정하기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단일화 무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18일 선거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정·최 후보 실무협상자들은 전날까지 여론조사 조사 기간, 유·무선 비율 등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협의에 나섰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협상은 결렬됐다.

두 후보는 지난 15일 연제구 모처에서 만나 오는 투표용지 인쇄일(24~25일) 이전인 23일까지 ARS 가상번호 방식의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이 방식은 시간상 불가능해 현재 다른 방식을 검토 중이다.

선거법상 여론조사 기관이 가상번호를 받으려면 조사 시작 10일 전까지 관할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휴대전화 가상번호 제공 요청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18일 신청을 한다 하더라도 선거일 5일 전인 28일에야 여론조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거는 유무선 전화 면접 조사나 '무작위 전화 걸기'(RDD) 방식은 ARS 가상번호 방식 보다 비용이 더 들지만 1~2일 만에 조사를 완료할 수 있다.

투표용지 인쇄일 이전인 23일까지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투표용지에 두 후보의 이름이 함께 개돼 표가 분산될 수 있어 단일화 효과를 보려면 여론조사 소요 기간을 감안해 늦어도 20~21일에는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동 모처에서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중도·보수 진영의 정승윤·최윤홍 후보가 단일화 합의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2025.3.15.(후보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5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산동 모처에서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중도·보수 진영의 정승윤·최윤홍 후보가 단일화 합의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2025.3.15.(후보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결단만 남은 상황에서 양측이 공식 선거 운동 시작일 이틀 전까지 평행선 대치를 이어가면서 단일화 성사 여부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

두 후보 측은 단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두 후보 모두 선거에서 완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정·최 후보가 20일 선거 운동 시작일에 맞춰 유세차와 공보물 등 수억 원의 선거 비용을 투입한 상태여서 매몰 비용에 대한 구제 방법이 없이는 단일화 성사가 어렵다는 것이다.

선거 관계자는 "15일 단일화에 합의했으면 이후 선거 비용이 들어가기 전 빠르게 여론조사를 진행해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두 후보는 차일피일 미루는 분위기"라며 "선거에서 득표율 15%를 얻는 후보는 낙선하더라도 선거비용을 보전받기 때문에 두 후보 모두 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시작 시한까지 2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며 "후보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단일화에 나섰다면 조속히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A 업체 관계자는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결국 결집한 진영이 승리를 거머쥘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도·보수 단일화 성공 여부는 투표용지 인쇄 전 여론조사 가능 시한인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