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리적 특성 반영 못한 지역관서제…치안공백 우려"
[국감현장] 정춘생 의원 "부산시 치안센터 88곳 중 50곳 폐쇄"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경찰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도입된 중심지역관서제가 부산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해 치안 공백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부산은 고지대에 좁은 주거 지역들이 모여 있고, 심각한 교통체증, 광역자치단체 중 범죄율 2위, 항구 주변 취약 지역 등 골목골목 경찰이 필요한 구조로 다른 지자체와는 많이 다르다"며 "중심지역관서제로 인해 파출소 상주 인원이 없어지니까 지역 주민들은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심지역관서제는 치안 수요가 많은 지구대나 파출소를 중심지역관서로 지정해 상대적으로 치안 수요가 적은 인근 지구대·파출소의 인력을 흡수 통합하는 제도다.
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중심지역관서제 시행 이전 부산시 내 공동체지역관서(대청·보수·법곡·아미·우암·반석·엄궁·가락·녹산 파출소) 9곳에는 총 181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됐으나, 제도 시행 이후 중심지역관서로 인원을 차출하면서 9개 공동체지역관서에는 총 18명의 인원만 상주하는 상황이다.
정 의원은 "중심지역관서제 시행 이후 부산시 내 파출소 9곳의 상주 인력이 181명에서 18명으로 90% 가량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최일선에서 민원과 순찰 등 업무를 수행하는 '치안센터'의 폐지 및 인원 축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했다.
당초 부산에는 총 88곳의 치안센터가 존재했지만 인력 재배치 등으로 50곳이 폐지됐다. 남은 38개 센터 중 4곳에는 상주 인력이 단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정 의원은 "부산 시민과 부산 언론은 중심지역관서제 시행에 한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며 “현장 경찰관 사이에서도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도 시행으로 야기될 수 있는 리스크와 치안 공백 문제에 대해서 철저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며 "전국 경찰 직장협의회 등 현장 경찰관의 의견을 수렴해 실질적인 현장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도 "주취자로부터 폭행을 당해 파출소로 갔더니 상주 인력이 없다거나, 늦은 밤 누군가 쫓아와 지구대를 갔더니 문이 닫혀 있다 등 이런 사례들이 있다"며 "부산은 독특한 특징이 있다. 제한된 인력으로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수환 부산경찰청장은 "중심지역관서제는 지난해 경찰청 차원에서 시범 실시 후 범죄 대응력, 순찰력 강화와 3교대 근무가 4교대로 전환되는 직원 복지 효과가 있어 지난 7월부터 확대시행하고 있다"며 "현재는 시행 초기고 지속적으로 제도 보완을 하고 있으니 조금 더 시행한 후 효과성을 분석해서 별도로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부산시의회 소속 여야 시의원은 '부산광역시 중심지역관서 확대 시행안 폐지 촉구 결의안'을 냈다. 결의안에는 현장 경찰관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경찰 지입의 졸속 추진, 치안 공백 우려, 현장의 피로감 증가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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