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1년…관광자원화·가야문화 재조명 '착착'
고분 발굴조사 작업도 '활발' 가야사 재조명
통합기구 용역서 김해 설치 결과 나왔지만 경북 반대 난관
- 박민석 기자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경남에서는 지난 1년간 고분 주변 환경정비 등 관광 활성화를 위한 준비들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은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 교동·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등 경남지역 5개 고분군과 전북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포함해 총 7개 고분군이다.
등재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박완수 경남지사는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가 경남의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가야문화를 재조명하고 가야문화를 새롭게 인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18일 경남도에 따르면 도와 도내 가야고분군 보유 5개 시군은 고분의 관광자원화를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대성동 고분군이 있는 김해시의 경우 개관 20여년이 돼 노후된 대성동고분박물관을 대대적으로 재보수해 지난 10일 재개관했다. 시설물 교체와 함께 전시장 개편도 이뤄지면서 대성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 350여점과 최신 발굴성과 자료도 공개할 수 있게 됐다.
가야사 수집과 복원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가야역사문화센터도 새로 문을 열면서 유물전시와 함께 가야사 복원을 추진한다.
말이산 고분군이 있는 함안군은 3년간 121억여원을 들여 고분군 주변에 역사경관을 조성하고 고분군 접근로 개선, 체험시설을 조성한다. 군은 국가유산청, 경남도와 혐의해 아라가야의 핵심유적인 가야리 유적과 비지정 유적으로 문화권 확장, 조사 연구를 추진한다.
교동·송현동 고분군이 있는 창녕군은 고분군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공립박물관에서 창녕에 자리잡았던 '비화가야'를 알리고 있다. 또 오는 28일에는 고분군의 탐방 프로그램도 개설해 시민들의 이해를 돕는다.
송학동 고분군이 있는 고성군과 옥전 고분군이 있는 합천군도 각각 종합정비계획을 세우고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가야고분군에 대한 발굴조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합천군 옥전고분군 발굴조사 개토제를 열고 조사를 시작했다. 이 고분에서 그간 출토된 유물은 금공품과 갑주, 환두대도 등 지배층의 권력을 상징하는 유물들로 군은 고분 형성 시기의 유물을 확인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발굴조사에 나선 고성 송학동 고분에서는 수혈식 석곽묘가 확인됐다. 대도와 갑주, 철촉, 철모 등 철기류와 소가야의 토기도 발견됐다.
창녕군은 왕미마을 고분군이 국가유산청의 긴급발굴 조사 사업에 선정돼 발굴을 준비하고 있다.
함안군에서는 말이산 고분군 인근 함안고등학교 개축 공사 현장에서 '소 모양 상형토기'가 발견돼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군은 함안고 부지가 남쪽으로 말이산 고분군과 접해있고 서쪽으로는 아라가야 왕궁지로 추정되는 가야리 유적이 있어 이들 유적의 연장선상에 있는 생활유적으로 보고 있다.
김해시는 100여년만에 재발굴에 나선 구산동 고분군에서 온전한 석실묘 구조를 확인했다. 시는 묘의 구조를 볼때 7세기 무렵 귀족층의 묘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경남에 남은 과제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의 김해 설치다. 유네스코는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면서 7개 고분군의 통합관리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이에 가야고분군이 속한 10개 광역·기초자치단체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단'을 발족하고 통합기구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지난 7월 발표된 용역결과, 김해시가 인구규모, 지방세 규모, 지역별 총생산, 인구증가율, 재정자립도, 인구밀도, 관리 이동 거리 등 7개 지표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해 통합기구 위치는 김해가 최적지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경북도와 고령군이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2일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해할 수 없다. 신라문화 통합관리기구를 경남으로 가지고 오겠다고 하면 경북 사람들이 이해하겠냐"며 "가야문화는 경남이 중심이고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 7개 중 5개가 경남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꾸 가야고분군의 개수와 면적을 가지고 얘기하는데, 공식적으로 나온 것이 작다는 것이지 조사를 해보면 고령보다 적지 않다"며 "필요하면 이를 정부에 자료로 제출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해시는 김해지역이 통합기구의 최고 입지 여건을 갖췄다는 결과는 그대로이고 7개 가야고분의 가치를 보전하고 보존관리 극대화를 위해서는 김해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경남 전역이 가야문화권이고 김해의 경우 1세기부터 5세기까지 가야의 맹주인 금관가야가 자리잡았고 가야가 발원한 곳"이라며 "통합기구는 역사적으로나 실제 기능적 측면에서나 김해에 설치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pms71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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