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하청노동자 추락 사망…사고 전 협력업체, '안전 우려' 전달

사고 전 "야간작업하다 사고 나면 누가 책임지죠"
노조 "무리한 야간 작업 화 불러"

한화오션 거제작업장.(한화오션 제공)

(거제=뉴스1) 강미영 기자 = 한화오션 협력업체 직원이 야간작업 도중 추락해 숨진 사고와 관련, 사고 직전 협력업체가 원청에 안전 우려를 전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협력업체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원청이 무리한 요구를 밀어붙인 끝에 결국 사망사고가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에따르면 지난 9일 퇴근 시간 이후 한화오션 관리자는 협력업체 작업에 대한 지적을 전달했다.

이에 협력업체 직원 A 씨(40대)와 동료들은 현장으로 돌아가 야간작업을 시작했다.

같은 날 오후 9시 39분쯤 협력업체 측은 한화오션 관리자에게 "이게 뭡니까 토요일도 오후 10시까지 작업시키고, 제발 조율해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한화오션 관리자는 "야드 해상크레인 부하가 많이 걸려있다, 최대한 잔업 없이 협의하고 있다"며 작업 마무리를 요청했다.

이에 협력업체는 "이런 얘기 듣자고 하는 얘기 아닙니다. 야간작업하다 사고 나면 누가 책임지죠"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화는 오후 9시 51분쯤 끝났다.

잠시 후 오후 9시 58분쯤 플로팅 독(부선거)에서 작업을 하던 A 씨는 32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대우조선지회는 해당 작업장에 설치된 그물망이 부실해 A 씨가 그 사이로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지회는 "문제가 된 라싱브릿지 그물형 핸드레일은 고용노동부 특별감독과 종합안전보건진단에서 위험하다고 지적받았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며 "그간 지회는 한화오션의 주먹구구식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지적했지만 사측은 오히려 작업 중지 범위 제한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중대재해는 제대로 된 감독을 못한 고용노동부 통영지청과 한화오션의 생산우선주의가 합쳐져 발생한 사고"라고 지적했다.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모임 역시 이번 사고를 인재로 규정하며 "한화오션은 지난해와 올해 고용노동부 특별감독에서 '추락 예방조치 부적정'을 이유로 사법조치가 이뤄졌었다"고 비판했다.

한화오션에서는 올해 초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은 "협력업체는 취부작업을 마치지 않아 고정장치가 방치된 상태로 퇴근했고, 이에 전도 위험 등 안전상 이유로 작업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원청이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했다는 노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my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