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퐁피두 미술관 분관 건립 추진…"현존 미술관에 투자 더 좋을 것"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부산시가 부산 남구 이기대공원 일원에 퐁피두 미술관 분관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 시민단체와 일부 예술 업계 종사자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부산참여연대 등 부산 시민단체는 27일 오전 부산참여연대에서 이기대공원 퐁피두 미술관 분관 유치 진단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남송우 고신대 석좌교수가 좌장, 정준모 미술평론가가 발제를 맡고 최승현 독립큐레이터, 박찬형 부산참여연대 총괄본부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토론에 참여한 이들은 부산 퐁피두 미술관 유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시는 이기대공원 일원 연면적 1만5000㎡에 건축비 1000억 원, 연간 운영비 100억 원 등을 투입해 퐁피두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부족한 운영비용은 국내외 관람객 유치, 기획전 유료 전시 등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정준모 평론가에 따르면 부산 미술관이 추진되고 난 뒤에는 매년 퐁피두 미술관 본관 측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상표권)만 30~50억 원으로 추정된다.
또 운영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국내외 관람객 유치나 기획전 유료 전시는 어린이,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의 무료입장을 생각하면 실제 방문 인구수 대비 수익은 적게 발생한다. 특히 유료 전시는 작품 운반 등 전시 전후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1년에 최대 2~3번이 한계다.
올해 부산시립미술관과 부산현대미술관만 해도 투입되는 예산이 각각 100억 원이 넘는데 퐁피두 미술관에 투입되는 연간 운영비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대안으로 이탈리아의 카스텔로 성 동시대 미술관을 내세웠다. 현재 부산 퐁피두 미술관에 투입하려고 계획 중인 비용을 현시대 미술품 구입에 사용하고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에 투입하면 20~30년 뒤에는 부산만의 브랜드 미술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퐁피두 미술관 등 세계적으로 이름있는 미술관들은 분관이 아니어도 미술품 대여나 전시를 해주고 있어 굳이 미술관을 지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승현 큐레이터 역시 현재 부산에 있는 미술관들을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더 좋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찬형 본부장은 "외국에서는 미술관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퐁피두 측과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시는 공개하지 않은 2차례의 용역 결과를 시민에게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미술관 부지인 이기대 인근은 월파, 태풍 등 자연재해의 피해를 받기 쉬운 위치"라며 "이미 부산 동부에 많은 문화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데 왜 이번 미술관 역시 위치가 이곳으로 정해진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ilryo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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