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 물에 빠진 아이 구하고 숨진 전수악 여사 추모 공간 새단장

전수악 여사 추모비(의령군 제공)
전수악 여사 추모비(의령군 제공)

(의령=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 의령군은 물에 빠진 어린이를 구하고 자신은 숨진 전수악 여사의 동상과 추모비를 새단장했다고 28일 밝혔다.

당시 32세인 전 여사는 1977년 5월 18일 의령군 용덕면 운곡천에서 물놀이하던 초등학교 1학년 학생 2명이 급류에 휩쓸린 것을 목격했다.

1남 3녀의 엄마였던 전 여사는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의 비명을 듣고 즉시 물에 뛰어들어 1명을 구조했지만 다른 1명과 함께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지역민들의 애도 속에 장례식이 치러졌고 전 여사의 동상과 추모비는 용덕초등학교에 건립됐지만 이후 사람들의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낡고 기억에서 잊혀 갔다.

동상과 추모비 정비는 오태완 군수 업무 회의에서 "전수악 여사는 헌신과 희생의 표본으로 지역의 의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며 예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군은 의사자 1인당 300만 원이 지원되는 의사자 추모 기념 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로 얼굴 부조상과 추모벽 설치를 지난 10일 완료했다. 동상과 추모비 등의 정비도 마쳐 전 여사 추모 공간을 전반적으로 새단장했다.

군 관계자는 "추모비가 있는 의사자는 사업 대상에 제외됐지만 전 씨의 희생정신을 담은 추모 공간을 새단장하겠다는 뜻을 보건복지부가 동의하며 국비 지원이 됐다"며 "용덕면 주민들은 전 여사 추모사업 추진을 환영했다"고 말했다.

전 씨의 아들 여상호씨(55)는 "어머니 얼굴을 이렇게 볼 수 있어 기쁘다"며 "어머니처럼 남에게 도움 되는 사람으로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장녀 여경화씨(57)는 "자랑스러운 우리 엄마를 당시는 원망도 많이 했지만 사실 그리움이 전부였다"며 "엄마 얼굴을 이렇게 기억해 주고 볼 수 있게 해 고맙다"고 말했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