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3개월…환자들, 중견 종합병원 명의 찾는다
온종합병원 "전체 수술환자 20.2% 타 지역서 전원"
- 손연우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전공의 이탈 사태 장기화에 따른 대학병원 의료 파행으로 수도권 대형병원에서의 수술만 고집하던 중증질환자들이 거주지 인근 중견 종합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12일 부산 온종합병원 측에 따르면 이 병원의 경우 전공의 파동 이후 대학병원에서 전원해 온 월 평균 환자 수가 평소보다 50%가량 증가했다.
김건국 간담췌외과 교수의 진료 사례를 보면 지난 2월 29일 첫 진료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수술 환자의 20%가 타 지역 전원 환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수술환자 84명 가운데 15.5%인 13명이 췌장암(5명), 담낭암(4명), 담관암(3명), 간암(1명) 등 악성 암 수술환자였다.
수도권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부산지역 대학병원을 찾던 환자들도 같은 지역 내 중견 종합병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복부 초음파상 이상소견이 발견돼 간암 진단을 받았던 60대 남성 A 씨는 서울아산병원에서 항암 치료 뒤 부산의 해당 대학병원에서 3월 수술 예정이었으나 전공의 파동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A 씨는 온종합병원 간담췌외과 김건국 교수로부터 왼쪽 간 절제술 및 담낭절제술 받고 회복 중이다.
50대 여성 B 씨는 부산지역 대학병원에서 경피경간담낭배액술을 통해 담관염과 담낭염 진단을 받고 수술받으려 했다가 역시 전공의 파동으로 늦어지자 온종합병원 간담췌외과에서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받고 퇴원했다.
50대 여성 C 씨도 수개월간 상복부 팽만감, 소화 불량 등의 증상으로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담낭염과 담낭결석 진단을 받고 수술하려 했으나 대학병원의 치료 제한 조치로 인해 온종합병원 간담췌외과에서 복강경 담낭절제술 받고 회복했다.
김동헌 온종합병원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전 부산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은 "혈액종양내과와 간담췌외과, 췌장담도내과, 호흡기내과, 신경외과 등 암이나 증증응급환자를 진료하는 전문 진료과에 전원 건수가 몰렸다"며 "이는 환자들이 병원 규모가 아닌 대학교수 출신의 명의를 찾아오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공의 파동으로 국민의 불편이 상당하지만 지역 중견 종합병원의 높은 진료수준이 알려지게 된 점은 무척 반가운 일"이라며 "앞으로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중환자 쏠림현상을 해소하고 지방의료 발전을 꾀하는 정부의 정책배려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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