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군 행정력· 농가 관심 모여 '야생생물 2급' 따오기 복원

2019년부터 8회 야생 방사…생존율 38%로 높아
방사 전 5가지 훈련 진행·농민들 '공존'여건 마련 동참

창녕 따오기가 야생 방사를 앞두고 개구리 사냥 훈련을 하는 모습.(창녕군 제공)

(창녕=뉴스1) 박종완 기자 = 경남 창녕군과 지역민들의 관심이 모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따오기 복원 사업이 성과를 내며 생태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따오기는 천연기념물로 지난 1979년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에서 최종 개체 확인 후 국내에서 멸종했다. 이에 창녕군은 2008년 중국으로부터 따오기 암수 한 쌍을 데려와 우포따오기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2013년 따오기의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해 중국에서 수컷 두 개체를 추가 도입하며 증식에 성공했다. 군은 지난 11일에도 26마리를 야생방사하는 등 2019년부터 총 8차례에 거쳐 290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야생으로 방사한 따오기는 전국 각지에서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강원도 강릉 경포해변 주변에서 따오기가 발견됐고, 대구광역시 달성군과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그리고 경남 사천과 전북 남원 등에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5월 방사한 따오기는 올해 1월 부산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성지곡수원지 주변 계곡에서 약 두 달간 서식한 뒤 해운대 해변에서 서식하기도 했다.

야생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군은 자연방사 3개월 전부터 기본 훈련을 진행한다. △날개 근육을 키우는 비행훈련 △먹이를 사냥하는 기술을 익히는 사냥훈련 △개체 간 무리를 형성하는 사회성 훈련 △사람을 천적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대인 적응 훈련 △농기계와 자동차를 천적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대물 적응 훈련 등 총 5단계의 훈련을 거친다. 다양한 적응 훈련을 이겨낸 따오기의 생존율은 약 38%에 육박하고 있다.

따오기가 야생 방사를 앞두고 비행훈련을 하고 있다.(창녕군 제공)

따오기의 생존율이 높긴 하지만 수리부엉이와 참매, 삵, 담비 등 포식자들로부터 보호도 중요하다. 김성진 우포따오기과 주무관은 인위적으로 자연 환경을 바꿀 수 없으나 포식자들로부터 따오기가 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도록 유인책 등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따오기 복원 사업은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이 하고 있다. 한국은 후발주자임에도 자체 기술을 확보한 상태며 2019년 첫 방사 당시 생존율은 일본 생존율을 뛰어넘기도 했다.

다만 정확한 생존율 통계는 불가능하다고 군은 설명한다. 위치추적기를 기반으로 생존율을 측정하는데 1년이 지나면 위치추적기 배터리 문제 등으로 생존 여부를 알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따오기의 주 서식지를 보면 먹이가 풍부한 습지 등이 많다. 김 주무관은 우포늪이 따오기의 최적 서식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에 비해 우포늪 수심이 다소 높아졌으나 서식 환경은 가장 좋다. 현재 방사한 따오기 상당 개체 수가 우포늪에서 안정적으로 서식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상적인 서식지를 제공하기 위해 서식지와 쉼터 등이 맞물리고,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우포늪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따오기 복원 과정에서 지역 농가들도 습성 등을 익혀 공존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창녕은 논 농사 외 마늘과 양파 재배 등 이모작을 주로 하고 있어 따오기가 먹이 생활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군은 마을이장 등에게 따오기의 기본 생태 정보를 교육한다. 따오기가 좋아하는 장소와 먹이, 행동습성 등을 알리고 주민들에게 제보를 요구하고 있다. 제보를 받으면 군은 관찰기록 등을 정리하고 있다.

김 주무관은 "농민들도 따오기 복원으로 생업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생태 다양성 확보를 위해 동참하고 있다"며 "야생 방사한 일부 따오기가 자연 번식에 성공해 7마리가 태어났다. 이 중 5마리가 현재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pjw_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