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방류하네요" 허탈…통영 횟집거리 적막감 감돌아
점심시간에도 횟집·수산시장 오가는 사람 없어
상인들 "추석도 코앞인데 수산물 소비 위축될까 걱정"
- 강미영 기자
(통영=뉴스1) 강미영 기자 = “기어코 오염수를 방류하네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24일 경남 통영시 도천동 횟집거리는 썰렁한 분위기였다.
손님들이 한창 방문해야 할 점심시간임에도 횟집마다 빈 테이블만 가득했다. 일부 상인들은 손님을 기다리면서 횟감용 생선을 손질하거나 오염수 방류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
횟집을 운영하는 최모씨(30대)는 “요 며칠 점심 손님은 뚝 떨어졌고 저녁시간대 손님이 조금 오는 정도다. 무더운 날씨랑 경기 악화가 문제겠지만 오염수 방류로 인한 우려가 큰 탓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횟집 사장 또한 “당장 나조차도 수산물을 먹기가 꺼려지는데 일반 소비자들은 오죽하겠나”라면서 “무작정 국산 수산물 소비를 하자고 홍보하는 건 오히려 불안감에 부채질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인근 서호시장의 수산시장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건 마찬가지였다. 오고 가는 손님도 몇 없어 상인들은 호객 행위 대신 수산물을 다듬거나 얼음을 교체하고 있었다.
오후 1시, 방류가 시작됐다는 속보가 전해지자 상인들은 혀를 차거나 “정말 방류했냐”면서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장어를 구매하러 온 한 시민은 “거제에 거주하고 있어서 평소에도 수산물을 잘 먹고 있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방류된 오염수가 한국에 도착할 때쯤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신할 수 없으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한 상인은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있는데 수산물 소비에 대한 여론이 너무 안 좋아서 막막한 심정”이라고 고개 저었다.
통영수협 관계자는 “수온이 상승하면서 수산물 물량이 줄었고 판매가격이 감소하면서 어민들의 고민이 큰 와중에 오염수 방류로 소비까지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이날 오후 1시3분쯤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 저장 중이던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총 3만1200톤을 방류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오염수 방류에 따라 삼중수소 분석장비 설치, 해양 방사능 조사정점 확대, 수산물 위판장 유통 전 방사능 민간 검사 확대 등으로 방사능 해양 감시망을 마련하는 한편 도·시군 합동 비상 상황실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my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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