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얻어맞은 부산…5000가구 정전, 지하철 일부 한때 중단 (종합2보)

소방 피해신고 187건…출근길 가로수 넘어져 교통 혼잡
정전 피해가구 중 2524호 복구…차량 고립 사고도 아찔

제6호 태풍 '카눈'이 상륙한 10일 오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일대 방파제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2023.8.1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조아서 기자 =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부터 남해안에 상륙하면서 부산도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침수·정전 등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도시철도가 일부 구간이 끊기면서 출근시간대 승객들의 혼란도 있었다.

1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9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소방에 187건의 태풍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주로 건물 간판 탈락 우려 신고나 가로수 쓰러짐 신고가 주를 이뤘다. 약 3시간 동안 133건의 신고가 잇따랐다.

오전 8시29분께 양정교차로 인근에서 가로수가 넘어져 도로를 막고 있어 교통 혼잡도 일어났다.

오전 6시58분쯤 사상구 주례동 한 주택 담벼락에 큰 구멍이 뚫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현장에는 접근금지 안전펜스가 설치됐다.

오전 8시26분에는 동구 초량동 한 건물의 외벽이 떨어졌고, 비슷한 시각 사하구 괴정동 소재 건물에서도 외벽이 탈락하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6시58분쯤 사상구 주례동 한 주택 담벼락에 큰 구멍이 뚫려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현재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아파트 앞 호안도로는 방파제를 넘어온 파도로 침수된 상태다. 관할 구청도 출입금지를 안내하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동래구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앞 산에서 흙탕물이 흘러내려와 편도 2차선 중 1개 차로가 통제됐다.

오전 7시54분께는 강서구 화전동 한 도로에서 급격히 불어난 물에 승용차에 타고 있던 20대 A씨가 잠시 고립되는 사고도 있었다. 다행히 A씨는 출동한 소방과 경찰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 양정동에 가로수가 쓰러져 있다.(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정전 피해도 연달아 발생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오전 11시30분 기준 부산에는 아파트, 주택 등 총 5373호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중 2524호는 복구를 완료했다. 부산진구 초읍동, 서구 암남동에서 정전 피해가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태풍 여파로 오전 시간대 지상 구간의 전철 운행도 중단돼 출근길에 혼란을 빚었다. 일부 역에선 승객들이 역무원에게 길을 묻거나 휴대전화로 급하게 대중교통 편을 확인했다.

온천천으로 출근하던 50대 A씨는 "역에 도착하니 하차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와서 당황했다"면서 "쭉 타고 가면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데 버스로 갈아타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지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시철도는 낮 12시께 전 구간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10일 오전 7시54분께 부산 강서구 화전동 한 도로에서 승용차가 빗물에 고립돼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또 재해 취약지에 거주하는 주민 433명도 사전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태풍은 경남 밀양 남남서쪽 약 20km에서 북진 중이다. 비는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날 정오까지 부산 일강수량은 108.9㎜이고 △금정구 193.0㎜ △사상구 179.0㎜ △북부산 179.0㎜ △동래구 153.5㎜ △사하구 136.0㎜ 순으로 나타났다.

이날 부산 예상 강수량은 50~150㎜다.

blackstam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