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없는 도시 만든다"…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 31년간 땀흘려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 어떤 곳

청소년 마약사범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 제공)

(부산ㆍ경남=뉴스1) 박재관 기자 = 국제항구도시 부산은 과거 마약류 수출 중심지였다. 인구대비 마약류 사범비율이 전국 상위권을 유지해 ‘마약도시’라는 오명을 안았다. 1992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법인설립 인가를 받은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의 등장에는 이같은 배경이 있다.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는 1997년 6월 마약류·약물남용 예방상담센터를 열었다. 1998년에는 성인 마약사범을 대상으로 집단상담을 시작했다. 이후 25년간 ‘마약 없는 부산 운동’을 줄기차게 펼쳐오고 있다. 1999년 11월 마약 없는 부산 추진위원회를 시작으로, 매년 4월부터 6월까지 마약류 투약자 특별 자수기간 홍보와 대형마트·지하철 홍보를 진행했다.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의 주요사업은 크게 홍보, 교육, 치료재활, B.Y.C(부산지역 청소년 약물 남용 예방 공동체)로 4가지이다. 홍보사업은 부산시,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등 유관기관과 연계해 마약퇴치 캠페인, 청소년 마약 확산 예방을 위한 심포지엄 같은 행사를 매년 펼친다.

김상진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 상임이사는 “마약에 한번 손을 대기 시작하면 담배를 끊는 것보다 수백 배 힘든 것이 단약(斷藥·마약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며 “그 어떤 것보다 예방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부산마약퇴치운동본부는 부산지역 유치원, 학교, 지역 아동센터 및 생활시설 이용자를 대상으로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교정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부산교도소, 창원교도소 등 3개 시설과 협력하여 마약사범 재범방지를 위한 의무교육, 재활교육을 펼친다. 법적 처분을 받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예방교육과 집단상담도 진행한다. 현역 배우를 섭외해 연극을 제작하고 무대에 올리는 마약퇴치연극제를 펼치는가 하면 학교마다 순회공연을 하기도 한다.

김상진 상임이사는 “‘마약김밥’ ‘마약옥수수’ 등 줄 서는 맛집을 의미하는 수식어로 쓰이는 마약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마약은 더 이상 유명 연예인들의 이슈나 영화가 아닌, 일상 깊숙이 들어와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뒤늦은 후회가 없도록 과하다 싶을 만큼의 관심과 노력으로 모두가 마약 근절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paksun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