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폭행' 부산 노래주점 피해자 가족, 엄벌 탄원 호소에 2만명 동참

주점서 술 마신 60대 남성이 60대 여성 사장 폭행
가족 "공포에 떨고 있는 어머니, 잠 제대로 못 자"

지난달 18일 부산 동구 초량동 노래주점에서 폭행을 당한 업주 B씨가 얼굴을 다친 모습.(B씨 측 가족 제공)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일면식도 없는 60대 여성 주점 사장에게 '묻지마 폭행'을 저질러 목숨을 위협한 50대 남성을 상대로 피해자 가족이 엄벌 탄원서를 모집하고 있다. 현재까지 2만명 이상이 동참하는 등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1시50분께 부산 동구 초량동 한 노래주점 화장실에서 업주 B씨(60대·여)를 여러 차례 폭행해 갈비뼈, 코뼈 골절 등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혔다.

A씨는 일행 8명과 함께 주점을 방문해 술을 마시고 계산을 하고 가게에서 나간 뒤 재차 가게에 혼자 들어왔다가 B씨가 화장실 청소를 마치고 나올 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서 빠져나온 B씨의 신고로 A씨는 경찰에 붙잡혔다. 하지만 무차별적인 폭행으로 B씨는 얼굴이 온통 멍 투성이가 되는 등 피해가 극심한 상태다. B씨는 아직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B씨 측 가족은 최근 온라인 공개 엄벌탄원서 모집에 나섰다.

B씨의 딸은 "어머니가 맞으면서도 왜 때리냐고 물었는데도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속해서 폭행했다고 한다"며 "정신을 잃은 와중에도 폭행당했고 112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까맣게 멍으로 뒤덮인 엄마의 얼굴을 보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실이 매우 분통하다"며 "엄마는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약을 먹고 있고 공포에 떨어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용돈이라도 쥐어줘야 한다며 간신히 꾸리며 버티던 가게였다"며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해 엄마는 한동안 더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지금도 눈물을 흘리며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B씨의 딸은 이어 "가해자는 처음에 경찰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가 이제는 엄마가 자해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피가 튀었다고 거짓 진술하고 있다"며 "악랄한 범죄를 저지른 후에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2만1200여명이 공개 탄원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1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는 부산지법에서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한편 부산에서는 이번 묻지마 폭행 사건과 비슷한 '서면 돌려차기 사건' 항소심 재판도 부산고법에서 진행 중이다. 항소심에선 DNA 재감정, 의복 검증 등 피고인의 성범죄 여부를 다투고 있다.

이 사건 피해자도 온라인을 통해 엄벌 탄원서를 모집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에 따르면 총 7만여명이 탄원에 동참했다.

blackstam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