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현장 출동한 경찰관 "피해자 바지 지퍼 열려 있었다"
경찰관 "피해자 옆에 신발 가지런히 놓여 있어 의아"
피해자 언니 "엄중한 처벌 내려달라"…6만9000명 탄원서 동참
-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지난해 부산에서 전직 경호업체 직원 출신의 30대 남성이 새벽에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관련해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이 "피해 여성이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고 바지가 많이 내려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3일 오후 부산고법 형사2-1부(최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증인신문에는 피해자를 최초로 목격한 경찰관 A씨와 피해자의 친언니 B씨가 출석했다.
사건 당시 서면지구대 소속이었던 A씨는 "피해자는 복도에서 피를 흘린 채 누워 있었고 엘리베이터 주변에도 피가 묻어 있었다"며 "의식이 희미한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A씨는 "피해자 상의가 반 정도 올라가 있었고 바지 지퍼가 많이 내려간 상태였다"며 "피해자 옆에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휴대전화가 신발 옆에 놓여 있었던 게 의아했다. 현장에서 피해자가 누구한테 폭행 당했다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친언니 B씨도 이날 법정에 출석해 사고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을 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바지가 젖을 정도로 소변이 많이 묻어 있어 옷을 얼른 갈아입혔다"며 "환자복으로 환복시키던 과정에서 동생 한쪽 다리에 속옷이 걸쳐져 있었던 것을 봤다"고 말했다.
B씨는 "저희 가족들은 일상생활을 제대로 보낼 수 없을 정도인데도 피고인은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 C씨와 같이 수감했던 2명과 면담한 진술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피해자의 의상 착용 상태와 관련한 A씨의 진술과 지난달 증인신문에 출석한 최초 신고자의 증언과 대부분 일치하다고 판단했다.
현재까지 피해자 측이 공개 모집한 엄벌 탄원서에는 6만9000여명이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고인 C씨는 지난해 5월22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서면 한 오피스텔 1층 복도에서 피해자 D씨의 뒤를 쫓아가 발차기로 여러 차례 머리를 폭행해 쓰러뜨린 혐의를 받는다.
C씨는 이후 CCTV 반경에 없는 사각지대로 D씨를 옮기고 7분 후에야 C씨가 오피스텔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C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CCTV에 없던 7분 동안 C씨의 성범죄 여부를 다투고 있다. 현재 사건 초반에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피해자 옷에 대한 DNA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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