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됐는데…소상공인들 "고물가·고금리에 문 닫아야 할 판" 한숨
꺾인 소비심리에 판매가 올리기도 부담
- 강미영 기자
(거제=뉴스1) 강미영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매출 회복을 기대하던 소상공인들이 연일 치솟는 물가와 금리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전기·수도·가스요금 등 공공요금도 덩달아 오름세에 있는 데다 높아진 금리로 대출 이자 내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하지만 섣불리 판매가를 올렸다가 손님들의 발길도 끊어지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8일 낮 방문한 경남 거제 고현 인근 식당가는 점심 손님으로 북적거리는 대신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줄을 서서 먹는 맛집으로 소문난 칼국수집은 지난해에 비해 손님이 반토막이 났다고 하소연했다. 한 가게는 폐업을 위해 내부 시설을 정리 중이었다.
곰탕집을 운영하는 김모씨(60대)는 “한우는 물론이고 양지, 도가니, 잡부위 등 모든 고기가 1kg당 최소 5000원씩 올랐다. 전반적으로 모든 식재료 값이 오르니 주변 상인이 한숨만 쉬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점심장사가 주력이라는 한식집 사장 이모씨(46)는 “장사하는 입장에선 독이 될 수밖에 없지만 이자 내기도 빠듯해 2대였던 승용차를 1대로 정리했다”며 “가격을 올려서 매출을 늘리고 싶지만 밥값을 1만원 이상으로 올리면 직장인들이 식사를 하겠냐”고 되물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으로 지난해 대비 5% 상승해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더 낮아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는 게 상인들의 전망이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은 전년동월대비 23.1%가 올랐으며 특히 우유, 버터 등 유제품 원재료인 원유 등 가공식품과 외식물가는 계속 올라 소비심리는 더욱 움츠러들 전망이다.
아주동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윤모씨(30대)는 “밀가루와 우윳값이 폭등하면서 부담이 크다. 생크림은 7000원에서 1만원, 버터는 8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랐다. 동종업계 사람들끼린 버터를 ‘금덩이’라고 부른다”면서 “장사가 안 되니 일부 사람들은 영업시간을 줄였다. 판로를 넓히려고 배달대행사와 논의를 했는데 거제는 인구가 빠지다보니 배달 실수요자도 없고 라이더도 부족한 상황이라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천모씨(50세)는 “경기가 어려워지니 손님들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면 지갑을 열지 않는 게 느껴진다”며 “최근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머리를 정돈하는 정도에만 그친다. 염색이나 클리닉, 정전기 관리 등 헤어스타일링 목적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는데다 내년 경제 성장률이 낮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관련 금융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제시소상공인연합회 정미연 홍보국장은 “대출금리가 3%에서 8%까지 뛰니 많은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시적인 지원금 대신에 매출액 대비 대출원금을 탕감하거나 이자를 낮춰달라는 민원이 계속 들어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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