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측 "자승 스님, 유서 여러 장 추가 발견…상당 기간 생각한 듯"(상보)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상월결사 회주 고(故) 자승 스님(69)이 사망 현장에 발견된 유서 외에도 여러 장의 유서를 추가로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은 1일 자승 스님 거처에서 지난 11월30일 유서 여러 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조계종 관계자는 이날 뉴스1에 "진우 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 스님 분향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50여명의 조문객을 맞아 '(자승 스님의) 유서가 여러 장'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진우 스님은 또한 이날 조문객들에 "(자승 스님은) 평소에 하시는 일들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적극적이셨지만, 근본적인 극락에 세계, 깨달음의 세계를 추구하셨기 때문에 그런 순간을 스스로 맞이하셨다고 생각한다"며 "상당한 기간을 생각하셨던 것 같고, 다만 그 시기가 이 때라고 생각하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분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수행자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자승 스님은 지난 11월29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에 있는 칠장사 요사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요사채는 스님들이 기거하는 곳을 뜻한다. 경찰과 불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승 스님은 사망 현장에 있던 자신의 자동차 안에 2장의 유서를 남렸다.
자승 스님이 각각 경찰과 칠장사 주지에게 남긴 유서에는 "검시할 필요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합니다",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겁니다,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란 내용이 담겼다.
한편 조계종 대변인인 기획실장 우봉 스님은 지난 11월30일 브리핑을 통해 "자승 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며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밝혔다. '자화장'은 장작 더미에 올라가 자신의 몸을 스스로 불살라 다비를 진행함으로서 부처에게 공양하는 것을 말한다.
자승 스님의 장례는 조계종 종단장으로 엄수되고 있다. 진우 스님이 장례위원장을 맡으며, 3일 오전 10시 영결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 불교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전국 교구본사, 종단 직영사찰인 봉은사, 보문사에도 지역분향소가 마련된다. 또한 다비식은 3일 용주사 연화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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