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적' 자승스님은…총무원장 연임한 조계종 내 대표적 행정승
29일 오후 경기 안성 칠장사 내 요사채 화재로 숨져
"개혁종단 설립 후 불교계 하나로 묶는 데 큰 역할"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69)이 29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 안성 죽산면 칠장사 내 요사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종단의 대표적인 사판(행정승)으로 꼽히는 자승스님은 1954년 4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1972년 10월 해인사에서 지관 스님을 계사(수계를 주는 승려)로 사미계(출가했지만 아직 스님이 되지 않은 남성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계율)를, 1974년 4월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출가한 비구·비구니가 지켜야할 계율)를 수지했다.
은사는 재9대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경산 스님과 제30대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월암 정대 스님이다. 불가에서는 보통 은사를 바꾸지 않지만 자승 스님은 경산 스님이 일찍 열반에 들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승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이 되기까지 1986년 총무원 교무국장을 시작으로 규정국장, 10대 중앙종회의원 등을 역임하며 종단의 주요 교역직을 대부분 거쳤다.
1994년 종단개혁과정에서 승적정정 문제로 징계를 받았으나 1996년 11대 중앙종회에 재입성, 종회 사무처장을 지내며 조계종 입법기구의 일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때 자승이 아니었다면 1994년 개혁종단 설립 이후 분열된 불교계를 하나로 묶어낼 수 없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이후 12~14대 중앙종회의원을 지냈는데, 14대 중앙종회에서는 전반기 의장을 맡았다. 2009년 10월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전체 317표 중 290표라는 역대 최고 지지율로 당선됐다. 2013년 재선에 성공해 2017년 두 번째 임기를 마쳤다.
2021년 4월 학교법인 동국대 건학위원회의 고문이자 총재가 되어 학교 실권을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조계종 내 가장 큰 권력 두 개를 모두 거머쥔 인물이란 평가가 따라 붙는다.
은사인 정대스님 열반 후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을 이어 받아 이사장으로 일했다.
ic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